KBS '가요대축제' 日 개최 의사 밝혀
Mnet 'MAMA' 日 도쿄돔 개최 검토, 작년 오사카 교세라돔에 이어 연속 日 개최
국민 수신료 받는 공영 방송의 연말 시상식 日 개최, 주의 필요해 보임
Mnet 'MAMA' 日 도쿄돔 개최 검토, 작년 오사카 교세라돔에 이어 연속 日 개최
국민 수신료 받는 공영 방송의 연말 시상식 日 개최, 주의 필요해 보임
《김세아의 한발짝》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한발짝 거리에서 바라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때론 한발짝 가깝게, 때론 한발짝 멀게.
KBS '가요대축제'에 이어 Mnet 'MAMA(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역시 일본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송사들의 연말시상식의 일본 개최 소식에 네티즌들은 거센 비난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KBS '가요대축제'가 일본 사이타마현 토코로와지시에 있는 베루나 돔(세이부 돔)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다른 거면 몰라도 왜 가요대축제를 일본에서 하냐", "국민에게 수신료 받는 공영방송이 왜 저러냐" 등의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 해의 결산을 맺는 시상식인 ‘가요대축제’를 일본에서 개최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KBS 시청자센터 홈페이지에는 ‘가요대축제 일본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돼 (7월 20일 기준) 약 1900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9일 KBS 제작2본부 예능센터는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일본 연말 무대 개최 가능성에 대해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KBS 측은 "KBS는 '뮤직뱅크'와 '뮤직뱅크 월드투어'를 통해 K-POP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 새로운 한류 스타를 소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 간의 팬데믹으로 막혀있던 K-POP 해외 공연이 가능해지면서 우리나라 가수들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글로벌 팬들의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KBS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멕시코, 일본 등 '뮤직뱅크 월드투어'를 지속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또 KBS는 "기존 'KBS가요대축제'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뮤직뱅크 월드투어- 글로벌 페스티벌'(가제)로 확대해 국내와 해외에서 함께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KBS의 답변에도 여전히 네티즌들의 불만은 가시지 않았다. 20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를 철회하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다시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을 게재한 시청자는 "KBS는 국민이 수신료를 납부하고 있는 방송국입니다"라면서 "국민들에게서 수신료를 걷어 일본인들과 연말 축제를하겠다는 건가요? 수신료를 걷는다는 것은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방송을 만들겠다는 뜻 아니던가요?"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뮤직뱅크-월드투어는 음악프로니 이해하지만, 한해의 마무리를 하는 연말시상식인 '가요대축제'가 일본에서 개최돼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같은 여전히 차가운 눈초리를 보냈다.
Mnet(엠넷) 역시 2023 MAMA 어워즈(이하 MAMA)가 11월 28일과 29일, 일본 도쿄 돔에서 개최를 검토중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엠넷은 지난해에도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MAMA를 개최한 바 있다. 'MAMA AWARDS'는 콘텐츠 기업 CJ ENM이 매년 연말 개최하는 글로벌 음악 시상식으로 지금까지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일본 등에서 개최됐다.
MAMA는 'Mnet Asia Music Awards'의 준말로 애초에 타깃을 아시아 권역으로 정했지만 네티즌들은 "한국은 아시아가 아니냐", "한국에서도 좀 해라" 등 분노를 표출했다. 이처럼 한국의 방송사가 해외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 이유는 수익 창출 때문.
국내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의 경우 입장권의 가격이 1인당 최대 2만원으로 제한된 반면, 해외 개최 시 최소 10배로 시작해 몇 십배나 되는 가격으로 티켓 판매가 가능하다. 실제로 ‘2022 MAMA AWARDS’는 지정석 2일권의 티켓을 4만엔(약 36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일부 대중들은 "일본에서 국내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야 말로 국내 경제에 큰 힘이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은 K-팝 시장에서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로 시상식을 외국에서 개최하는 것이 외화 벌이에 도움이 된다는 것.
방송국 역시 하나의 기업이기에 수익 창출을 무시할 순 없다. MAMA를 개최하는 CJ ENM은 사기업이기에 목적인 '이익 창출'을 하기 위해 해외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KBS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기에 일본에서의 개최보다 한국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컸다.
KBS가 두차례 같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청자들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KBS가 외화벌이를 하는 건 좋지만, 한국의 대표방송인 만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는 방송계의 분위기도 분명 있다. KBS가 수신료 분리 납부 문제로 논란이 된 상황에서 긁어부스럼을 만든다는 지적도 따른다. '가요대축제'가 아닌, '가요다이슈쿠사이'(가요대축제의 일본식 읽기)라는 조롱을 굳이 들을 필요가 있을까.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