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캡쳐


돈도 소통도 메말라버린 '사막'부부가 빚 때문에 생긴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았다.

1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돈도 소통도 메말라 버린 결혼 7년차 '사막 부부'가 등장했다. 남편은 42세, 아내는 31세로 11세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했다. 남편은 "(‘결혼지옥에’) 안 나가면 이혼한다고 해서 나왔다"며 계기를 밝혔고 아내는 말수가 없는 남편을 두고 “벽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돌쟁이 아이와 이야기하는 게 편할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부부의 일상은 아침부터 남편의 대출상담 전화로 시작됐다. 남편은 현재 총 9200만원 대출이 있다고 밝혔다. 약 1억 원의 빚은 직장 임금체불로 인해 쌓인 생활비와 이사하며 집을 사느라 생긴 것. 4천만 원은 주택담보대출로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고 있었다. 남편은 저금리로 갈아타기 위한 상담을 받았지만 아내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말을 안 하는 남편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남편은 월급이 들어와 가계부를 적으며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남편은 최소 금액만 결제하는 리볼빙 서비스를 쓰고 있었고 아내는 그 이유로 16년차 용접공 월급이 3백만 원이 채 안 되는데 고정지출만 250만 원 이상이라 밝혔다.늘어만 가는 빚에 아내는 주말부부를 권했고 남편은 헤어져서 살 바에는 아이들을 아빠 없이 키우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화가 난 남편은 욕설을 뱉으며 자리를 피했다. 아내는 주말부부를 제안한 이유로 집을 처분한 돈으로 대출을 청산하는 것을 생각했던 것.

아내는 보험설계사, 방역도우미, 학습지, 마트 등 다양한 일자리를 거쳤지만 두 아이가 불안해 해 오래 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술자리에서 남편이 다툼을 벌여 합의금을 준 과거까지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지인을 만난 아내는 "카드 값 갚으려고 예물 다 팔았다. 결혼할 때 받은 예물 다 팔었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아내는 아이들의 돌반지까지 팔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내는 남편에게 기저귀를 사야 한다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기저귀를 왜 이렇게 많이 쓰냐는 타박이었고, 아내는 남편이 자신에게 분유값이 비싸니 모유 수유를 하라고 권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은영은 “아내는 돈이 없으니 자금적 여력이 없었을 것 같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문제도 있고 대인관계가 단절되니 서글플 것이다”라고 아내를 공감하면서도 경제적인 부분은 현실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대출에 대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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