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 김병만이 이번엔 비행 조종사로 돌아왔다. 어드벤처 예능을 전문적으로 하며 정글의 법칙으로 '레전드'를 찍은 그가 이번엔 비행기를 조종하며 광활한 대자연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그의 끝없는 도전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오간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비행기 조종사로 돌아온 그가 도전과 재미를 둘 다 챙길 수 있을까.

지난 15일 첫 방송된 MBN의 '떴다! 캡틴킴'은 그가 5년간 준비해온 결실이나 다름 없다. 연예인 최초로 비행기 조종사로서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김병만은 뉴질랜드의 광활한 대자연을 하늘 위에서 보여주고, 오직 비행기로 접근 가능한 숨겨진 장소까지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김병만은 정글의법칙이 2021년 국내편마저 종영된 이후 별다른 방송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가 또 아웃도어 어드벤처 예능으로 돌아온 것은 그의 방송사를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데뷔 18년차 예능인 김병만의 인생은 그야말로 도전 그 자체였다. 2002년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개그콘서트의 달인 캐릭터는 오늘날 그를 있게 했다. 이후 SBS 예능 ‘정글의 법칙’에서 활약하며 한국 방송사의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과 2015년 ‘S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7년 7월 20일 스카이다이빙 훈련 중 척추 압박 골절 사고를 당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몸을 사릴 법도 했다. 김병만은 그러지 않았다. 위기를 도전의 시작으로 만들었다. 김병만은 제작발표회에서 과거 척추 압박골절로 병원에 누워 있었던 순간들을 언급하며 “자괴감에 살고 있었는데 우연히 공군 홍보대사를 갔는데 거기서 비행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방송이 단순히 그의 도전사를 조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정글의 법칙은 대자연 가운데서 스타들이 어려움을 헤쳐가고 그 속에서 재미를 찾으며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시즌1에서는 시청률 8.4%로 출발, 마지막회 최고 시청률 16.7%를 기록했다. 신선함과 감동 그리고 재미를 두루 잡았던 결과였다. 하지만 시즌이 반복되면서 신선함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후반에는 재미적 요소가 반감됐다는 평가도 따랐다. 김병만의 '게스트 챙기기'가 주된 내용이었다.

이번 '떴다! 캡틴킴'은 첫 회 시청률 1.6%를 기록했다. 신선한 화면에 감동도 있었다. 하지만 예능의 본질인 재미적 요소는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비행이라는 소재 자체가 주로 출연진보다는 자연을 보여주는데 집중돼있고, 출연진이 할 수 있는 공간적 범위가 비행기 내부에 한정된다는 점이 분명한 한계로 보였다. 결국 비행 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예능적 요소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 그렇게 되면 새로움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딜레마가 있는 셈이다.

이미 11년간 정글의 법칙을 이끌며 2번의 대상을 거머쥔 김병만은 그 자체로 '전무후무한' 예능인이 됐다. 그의 도전사가 가져온 감동의 순간들을 시청자들은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만큼 새로운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때가 됐다. 시대는 변했고, 시청자들의 요구는 더 복잡해졌다. 김병만이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 낼지, 도전은 다시 시작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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