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2' 김지우 PD./사진제공=MBC


"기안84 대상설이요? 하하. 많이 언급하는 건 알고 있어요.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한 이야기죠. 제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게 있어요. 혹시라도 받으면 너무 좋지만, 안 될 수도 있으니까. 최대한 언급을 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지우 PD가 기안84가 '2023 MBC 연예대상' 강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며 이렇게 말했다.기안84는 현재 '나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등 MBC 대표 간판 예능을 이끌며 시청률, 화제성 모두 사로잡고 있다.

기안84, 덱스, 빠니보틀의 인도 여행기를 담고 있는 '태계일주2'는 단 2회 만에 일요일 2049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미운 우리 새끼'의 2049 시청률 1위 장기 집권을 수년 만에 무너뜨린 것으로 의미가 크다. 지난 5회 방송은 전국 시청률 5.8%, 최고 분당 시청률은 7.9%까지 치솟았다.

'태계일주2' 김지우 PD./사진제공=MBC
김지우 PD는 2049 시청률에서 '미우새'를 이긴 것에 대해 "몇 년 만에 있는 큰 사건이라고 하더라. 시청률 그래프를 보면 방송이 시작할 때 쭉 올라가서 끝나면 떨어진다. 우리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TV를 켜는 분들이 생겼다는 의미다. 다른 프로그램과의 경쟁보다 젊은 사람들도 TV를 보게 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에 대한 기안84의 반응은 어떨까. 김지우 PD는 "프로그램이 잘 돼서 좋아하고 있다. 가끔 둘이서 치킨 먹으며 본방송을 보는데, 자기가 나온 부분을 보면서 엄청나게 웃더라. 프로그램에 나오는 자신을 모습들 좋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태계일주2' 스틸컷./사진제공=MBC
지난 방송에서 기안84와 덱스는 무려 15시간의 인도 기차 여정 끝에 뉴델리에 도착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저렴한 슬리퍼 클래스를 예약한 두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 앉은 현지인이 비켜주지 않아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지인들은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돌발 상황들에 대해 김지우 PD는 "예상한 건 아니다. 의도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현지인과 어울리며 담긴 모습들이다. 열린 마음으로 현지인의 삶의 방식을 잘 받아들이고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다양한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산 8700억원을 가진 인도 재벌 모디 회장과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김지우 PD는 "바라나시가 인도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면, 뉴델리는 인도의 미래나 현재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인도의 미래를 이끄는 분들을 찾고 있었는데, 모디 회장님 측과 연락이 닿았다. 그분이 K 콘텐츠와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만나보고 싶다고 흔쾌히 허락해줬다"고 밝혔다.이어 "모디 회장이 빠니보틀, 기안84를 미리 알고 있지는 않았다.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라고 하니까 흔쾌히 맞아줬다. 내 집처럼 사용하라고, 나이스하게 잘 대해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태계일주2' 스틸컷./사진제공=MBC


당시 덱스는 컨디션 난조로 제작진과 함께 현지 병원으로 갔다. 이에 김 PD는 "안전을 위해 같이 병원에 갔는데 다행히 회복력이 빨랐다. 완전체가 됐는데 자신이 빠지게 되는 게 싫었던 것 같다. 강한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시즌2에 덱스를 섭외한 이유를 묻자 김 PD는 "인도가 배낭여행 끝판왕이라는 말도 있듯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덱스의 야생성, 강인함이 우리 여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함께하게 됐다"며 "막상 인도에 오니 강인함과 함께 장지컬이 약한 모습도 보여줘서 프로그램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반전 매력을 꼽았다.

인도 현지에서 덱스의 인기도 체감했다고. 김 PD는 "어딜 가도 덱스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솔로 지옥' 때문인 것 같다"면서 "(잘생겨서인지) 몰라도 계속 다가와서 사진 찍자고 하더라. 인도분들이 친화력이 좋고 인싸들이 많다. 먼저 다가와서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무슨 촬영 하냐고 많이 물어봤다"고 회상했다.

덱스의 팔 문신은 후반 작업과 테이프 등을 통해 처리했다. 김 PD는 "후반 작업을 하기도 하고, 미리 준비도 한다. 아직 TV 프로그램에는 문신이 나오면 안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태계일주2' 김지우 PD./사진제공=MBC


'태계일주2'의 좋은 성적에 방송국 내 분위기는 어떨까. 김 PD는 "잘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시즌1에 비해 제작비도 올랐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김 PD는 머뭇거리며 "칭찬과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기안84를 향한 김 PD의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김 PD는 기안84에 대해 "많이 좋아한다. 내 최애캐다.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재밌다. 출연자 이전에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궁금하고 계속 찍어서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태계일주2'를 찍으면서 기안84가 이렇게 친화력이 좋았나 싶었다. 내가 아는 기안84는 내향적이고, 넓은 관계보다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인데 현지에서는 깊은 친화력으로 모르는 분하고도 스스럼없이 대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바닥에서 밥 먹는 거 좋아하고 잘 눕는데, 인도에서도 현지인들이 먹는 걸 같이 바닥에서 먹고, 기차역에서도 눕는 걸 보고 한국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기안84와 충돌은 없었냐고 묻자 김 PD는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친하니까. 티격태격하는 정도"라며 멋쩍게 웃었다.

'태계일주2' 포스터./사진제공=MBC


시즌3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 올해 안에는 방송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다. 여행지도 아직 안 정해졌다"고 밝혔다. 시즌3에는 이시언과 덱스 중 누가 가냐는 질문에는 "그것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할 케미를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김 PD는 "지금까지 딱 5회를 했고 5회가 남았다. 반환점이다. 이제부터 3인 완전체 여행이 시작된다. 셋의 케미와 각자 방식으로 인도를 즐기는 방식이 나올 것 같다. 앞으로 가게 되는 암리차르는 평등의 도시로 편견을 깨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또 히말라야 쪽으로 가면 1년에 3개월만 갈 수 있는 지역으로 간다. 문명과 차단된 곳에서 자신만의 문명을 이루는, 인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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