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뮤지컬 배우 7년 차' 엑소 수호, '모차르트' 주연
뮤지컬계에선 '실력 부족' 질책
실력 논란에 "조롱·비하하더라" 공개 하소연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 아쉬워
'뮤지컬 배우 7년 차' 엑소 수호, '모차르트' 주연
뮤지컬계에선 '실력 부족' 질책
실력 논란에 "조롱·비하하더라" 공개 하소연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 아쉬워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가수라고 해서 노래, 춤에 비주얼까지 모든 게 뛰어날 순 없다. 가창력이 뛰어날 수도, 퍼포먼스가 뛰어날 수도 있다. 성악을 잘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대중가요를 잘 부르는 가수도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단점은 인정하되 장기를 잘 살릴 수 있는 부분을 더 돋보이게 하며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대중은 충분한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최근 수호의 언행은 아쉬움을 남긴다. 뮤지컬 '모차르트!' 주인공을 맡았으나 부족한 실력으로 질책을 받은 것. 수호는 자신을 향한 따끔한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하소연했다. 프로로서 의연하지 못한 대처다.수호는 최근 팬 소통 플랫폼 디어유 버블에 '모차르트!' 하이라이트 시연 후 이어진 비판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제가 조금만 실수해도 이렇게 조롱하고 비하당할 게 그려져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수호는 지난 6월 뮤지컬 '모차르트!' 프레스콜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하이라이트 시연을 하지 못하게 된 동료 김희재를 대신해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를 불렀다. 두 사람이 동일한 볼프강 모차르트 역에 멀티 캐스팅됐기 때문에 수호가 대신 나서게 된 것. 하지만 불안정한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수호는 "프레스콜 때 김희재가 갑작스럽게 당일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부르는 넘버가 바뀌어 더 긴장됐다"고 해명했다.
이후 수호는 JTBC 뮤직쇼 'K-909' 녹화에서 해당 곡을 다시 선보였다. 수호는 "넘버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를 제 성에 차지 못하게 부른 건 저 역시 지금까지 아쉽다. 그래서 'K-909'에서 다시 한 번 선곡해서 불렀던 것"이라며 "어떻게 불렀는지는 2주 후에 들어볼 수 있을 것"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실수한 부분만 편집해서 쇼츠로 만들어 조롱하고 비하하는 것도 봤다. 그럼에도 제 부족함이라고 생각하고 무대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모차르트!'의 주인공으로는 박효신, 김준수, 박은태, 전동석, 박강현 등 배우들이 캐스팅돼 연기를 펼쳤다. 뮤지컬계 대표 배우들이 호연을 펼친 캐릭터인 만큼 이번에 캐스팅된 수호를 비롯해 엔플라잉 유회승, 김희재, 뮤지컬 배우 이해준에게도 관객의 기대 수준은 높을 수밖에 없다.
수호는 엑소 멤버로 데뷔한 12년 차 아이돌이다. 데뷔 때보다 늘어난 라이브 실력과 리더로서 책임감 있고 자상한 모습은 수호가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 영화 '글로리데이', '여중생A', '선물' 등의 주연을 맡아 의외의 연기력으로 호평 받기도 했다. 수호는 '더 라스트 키스', '웃는 남자' 등 뮤지컬계로도 영역을 넓혀 활동해오고 있다. 하지만 뮤지컬계에서는 그의 실력이 다소 아쉽다는 평이 계속돼 왔다. 뮤지컬은 연기와 발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뮤지컬 발성에 익숙하지도 않고 연기도 전문 배우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아직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긴장했다는 핑계는 아마추어스럽다. 음정이 플랫(b) 되거나, 호흡이 불안정한건 어디까지나 뮤지컬 발성 기본기의 문제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가 나올 때마다 따라 붙는 우려기도 하다. 팬들과 뮤지컬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팬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응원한다. 하지만 뮤지컬 관객들은 "잘하는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도 많은데 괜히 전부 욕먹거나 편견 생기는 거 아니냐", "주연배우 오디션 보는 게 맞긴 하냐", "발성 중간 중간 계속 가요 부르던 모습 나온다" 등 냉혹한 반응을 보인다. 뮤지컬 배우로서 7년 차인 그가 뮤지컬 무대 위에서 제대로 된 발성을 하지 못한다는 게 비판의 포인트다. 이번 논란이 된 영상만 보면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수호가 뮤지컬 주인공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게 '엑소 수호'라는 유명세 덕을 보지 않았다고 하긴 어렵다. 실력만 보면 그보다 더 뛰어난 앙상블도 많다. 뮤지컬계에서 아이돌이나 트로트 가수들이 캐스팅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가진 두터운 팬층이 티켓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 엑소 수호라는 이름은 그가 캐스팅 리스트에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엑소 수호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그의 노력도 무시할 순 없다. 그 이름 역시 자신이 피, 땀, 눈물로 일궈온 것. 하지만 뮤지컬이라는 또 다른 분야에서는 아이돌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 역량을 보여줘야한다. 이 무대는 아이돌 수호가 아닌 뮤지컬 배우 수호로서 오르는 자리기 때문이다.
일부 유튜브 숏츠 영상이 수호가 부족한 부분만 편집하다보니 이를 보는 본인은 '조롱'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의 발성 미숙 등이 가려지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뮤지컬 라이브' 실력으로 반론하는 게 프로다운 모습이다. 데뷔한 지 12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지는 7년 됐다. 날 선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을 담금질하는 계기로 삼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오히려 대중은 뮤지컬 배우로서 수호를 좀 더 지켜봐주지 않았을까.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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