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 연말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 검토
청원게시판에 '반대' 1700명↑
KBS 재원의 40%는 국민이 낸 수신료
공익 추구해야 할 공영방송의 해외 공연, 타당한지 의문
청원게시판에 '반대' 1700명↑
KBS 재원의 40%는 국민이 낸 수신료
공익 추구해야 할 공영방송의 해외 공연, 타당한지 의문
공영방송 KBS에서 한 해의 결산을 맺는 시상식인 ‘가요대축제’의 일본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관련 보도 후 KBS 시청자센터 홈페이지에 ‘가요대축제 일본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벌써 1700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KBS ‘가요대축제’는 한 해를 빛낸 K팝 가수들이 출연해 무대를 꾸미는 연말 특집 방송이다. 여의도 KBS홀에서 주로 진행했지만,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일본 사이타마 현 베루나 돔에서의 개최 의사를 밝힌 KBS에 많은 시청자들은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의 이러한 태도가 경솔하다는 것이다. 국내에 거주 중인 TV를 가지고 있는 세대라면 KBS에 매달 2500원의 수신료를 내야 한다. TV 수신료는 KBS의 전체 재원 중 약 40%를 차지한다.
‘2023 MAMA AWARDS’(2023 마마 어워즈) 또한 일본 도쿄돔에서의 개최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MAMA AWARDS'는 콘텐츠 기업 CJ ENM이 매년 연말 개최하는 글로벌 음악 시상식으로 지금까지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일본 등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MAMA AWARDS’의 개최지는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이었다.
한국의 방송사가 해외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 이유는 수익 창출의 목적이 크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의 경우 입장권의 가격이 1인당 최대 2만원으로 제한된 반면, 해외 개최 시 몇 십배나 되는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 MAMA AWARDS’는 지정석 2일권의 티켓을 4엔(약 36만원)에 판매했다. CJ ENM과 같은 사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해 해외 시상식 개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국내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국내 가수들의 자리인데 왜 해외에서 개최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 KBS의 경우는 다르다. 한국과 정치적, 역사적으로 얽혀있는 ‘일본’이기에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네티즌들은 "K팝인데 왜 일본에서 진행하냐", "KBS는 공영방송사 아닌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본에서 연말 무대를 진행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철회하라" 등 반대에 나섰다.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공영방송에서 다소 경솔한 건 아니었을까. KBS는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 만큼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장소 선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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