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연출한 김주환 감독 인터뷰
김주환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김새론에 대해 언급했다.

김주환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사냥개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사냥개들'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6위를 기록했던 '사냥개들'은 4계단 상승했다. '사냥개들'은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터키, 베트남, 태국, 모로코 등 1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화 '청년경찰', '사자', '멍뭉이' 등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맨주먹 하나로 불법 사채의 세계에 뛰어든 두 청년의 이야기로 첫 시리즈 연출을 맡게 됐다. '사자'에 이어 우도환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김새론도 '사냥개들'에 출연했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사냥개들' 촬영 당시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 변압기를 여러 차례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재판부는 김새론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김새론의 분량은 통편집되지 않았다.

김새론 /사진=텐아시아 DB


김주환 감독은 "사실 드라마 8편을 쓰는 게 쉽지 않더라. 원작이 있어도 쉽지 않았더라. 앓는 소리를 하자면 드라마 8개를 쓰면서 탈모가 왔었다. 그래서 옆머리를 바짝 밀었다. 옆통수가 나와 있어서 머리 높이를 높이면 어글리 해보인다. 그런 모습으로 몇 개월 다녔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와서 커피와 육류 못 먹었다. 현장에서 화장실이 어딘지 걱정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꼬리뼈도 아파지기 시작했다. 5월 중순쯤에 다음 분량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기사를 보라'는 연락이 왔다. 기사를 보고 얼었고, 많이 생각했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을 때 작품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많은 생각이 총알처럼 날아다녔고, 정리도 안 됐다. 작품을 보셨다면, (김새론 배우의 분량이) 7, 8화까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프로덕션을 한 달 중단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썼다. 80페이지 분량을 한달 안에 써야 했다. 주연 배우들도 다음 작품이 있기 때문에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 몸과 마음에 많은 병이 있었다. 어지럽기도 했고, 어떨 때는 토를 하면서 글을 썼다. 끝나고 나서도 낫지 않더라. 병원에 가봤더니 목 디스크가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김주환 감독은 "몸을 혹사하면서 했다. 그런데도 분량이 많은 배우다 보니 앞에도 촘촘하게 편집했다. 편집돼 억울한 배우들도 있을 거다. 그 배우와 함께 나온 분량이 있던 조, 단역 배우 중에 편집된 분들도 있다. 마음도 아프다. 어떻게든 제가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배우들 덕분에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 함께할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또한 "되게 많이 다듬었다. 편집을 많이도 해봤다. 이미 촬영 횟수 150회가 넘었었다. '청년경찰'을 연달아 3개, 영화 '사자'를 2개 연달아 찍는 것과 같았다. 후반에 이렇게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렇게도 빼보고 저렇게 빼봤다. 편집 기사님도 영화만 하던 분인데 끝까지 같이 이겨내고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후반 작업팀도, 넷플릭스도 어떻게든 불편을 줄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김주환 감독은 "추가 촬영 부분은 병원 장면이었다. 앞에 시간이 없어서 한 컷 정도 못 찍은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후반에 녹음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김새론 배우와는 그렇게 작업을 끝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는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다. 감정 신이라고 대화를 나누지 못한 걸 수도 있지만"이라고 밝혔다.

김주환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주환 감독이 처음 만났던 김새론은 어땠을까. 그는 "처음 만났을 때 김새론 배우에게 차현주의 모습이 있었다. 차현주는 외로운 아이고, 방어적인 모습도 있었다. 차현주 역할에 김새론 배우가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은 다 숙연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바뀐 로케이션도 정리 해야 했다. 공들여 준비해 둔 액션들을 다 버려야 했다. 다들 힘들어하고, 저희가 촬영하면서 느껴지는 것들이 좋았다. 열악한 지점들이 있어도 다 이겨내고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사냥개들'이 공개된 후 김새론은 SNS에 '좋아요'를 누르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화제를 모으기도. 이와 관련해 김주환 감독은 "연락을 나누고 있지는 않다. 이것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개인의 자유다. 저한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건지 모르겠다. 생각하기도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그(김새론)의 마음 있을 것이고, 헤아릴 수 없는 마음도 있을 거다. 그래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주환 감독은 우도환과 이상이에 대해 '우 도환, 좌 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잘 끝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좀 어려웠다. 저는 이미 많이 흔들렸다. 저는 숨기지도 못하는 스타일이다. 애들(우도환, 이상이)이 망가지는 형을 케어해줬다. 그래서 울컥할 때도 많았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뿐만 아니라 김주환 감독은 "사실 갓 쓴 글이 제일 좋다. 계속 글을 계속 쓰고 있었고, 3고를 썼다. 4고가 나왔을 때 더 사랑하게 되더라. 막내 아이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라면서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지점도 있다. 7~8회에서 둘(우도환, 이상이가) 끌고 가는 게 재밌었다. 앞에 브로맨스를 끌어주시는 선배님들 떠나시고, 둘이서 본격적으로 끌고 가는데 현장에서 나오는 애드리브를 보면서 '얘네 집중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김주환 감독은 "주인공들이 작품 속에 힘든 일을 겪었고, 우리도 힘든 일을 겪고 이겨내고 있다는 기운들이 올라오더라. 액션도 많았고, 회차가 영화처럼 여유 있는 편도 아니었다. 정말 빨리 움직여야 했고, 조명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면서 퀄리티는 유지해야 했다. 물론 카메라 워킹도 욕심을 조금 낸 건 있다. 결론은 지금 버전이 좋다"라며 웃었다.

'사냥개들'은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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