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KBS 사장이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안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김의철 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진행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제도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의미와 고민이 있었는지, 충분한 논의를 진행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KBS는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으며 별도로 의견을 물어온 바 없다. 대통령실 설명과 달리 공영방송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만 있었다"라며 "KBS는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조직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낮은 비용과 적은 인력으로 세계 유수 방송사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석 한가위 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처럼 수익성은 낮지만, 충분히 방송할만한 공영방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관현악단, 소외계층을 위한 수신 환경 개선, 방송 문화 연구 등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류가 생소했던 20년여 전부터 '겨울연가', '뮤직뱅크'로 K 문화를 다진 것도 KBS다"라며 "만약 분리징수가 현실화하면 고품격 제작에 투입되어야 할 돈이 징수 비용으로 납부된다. 6200억원 수익은 분리징수 시 1000억 원 대로 낮아질 것이다. 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리징수 피해는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도입 후 30여 년간 유지한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방식에 관한 국민 불편 호소와 변화 요구를 반영했다. 분리 징수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3월9일부터 한 달간 'TV 수신료 징수방식(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을 국민제안에 부쳤다. 약 5만6016명(96.5%)이 수신료 분리 징수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2019명(3.5%)에 그쳤다. 당시 KBS는 중요한 사실관계가 누락됐다며 "동일인 중복 투표가 가능하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당 차원 투표 독려가 이뤄지는 등 여론 수렴 절차의 공정성도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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