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훈이 '갑질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4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선 그는 첫 주연작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이지훈은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지훈은 2019년 개봉한 영화 '아빠는 예쁘다' 이후 4년 만에 '빈틈없는 사이'로 스크린에 복귀한다.'빈틈없는 사이'는 뮤지션 지망생 승진(이지훈 역)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 역)가 방음이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지훈은 승진 역을 맡았다. 승진은 실력은 없지만, 가수라는 꿈을 가지고 마지막 오디션을 위해 도전하는 인물이다.
이지훈은 지난해 IHQ drama 개국 특집 드라마 '스폰서' 촬영 당시 스태프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갑질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지훈은 "개인적인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후 공개 석상이 처음이다"라면서 "많이 배웠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스폰서' 스태프는 이지훈이 촬영장에 지인을 데려와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작가 A씨 역시 "이지훈이 자기의 분량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토로했고, 자신을 포함한 스태프 절반이 교체됐다"라고 힘을 실었다.
'스폰서' 측은 의혹을 부인했고, 이지훈 소속사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지훈은 SNS를 통해 "제가 어떤 부분에서 갑질을 한 지 얘기는 없으시고 기사가 와전되고 부풀어지더니 이제는 제가 현장에서 갑질을 했다고 기사가 나오더라. 억장이 무너진다. 저는 갑질을 할 배포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이지훈이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지훈은 '스폰서' 온라인 제작 발표회에 불참했다. '스폰서' 측 관계자는 "이지훈이 일정 조율 중 당일 다른 일정으로 인해 불참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이지훈은 "오랜만에 작품을 하고 이 자리에 서게 돼 좋다. 활동하면서 모르고 놓친 것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솔직히 처음에는 속상하고 마음 아팠다. 하지만 배우로서 얻을 게 있단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인 일로 심려를 끼쳐드리고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자리여서 참 많이 긴장되고 떨렸던 자리였다. 오해인 부분을 언젠가는 있는 대로 다 말해야겠다고 하면서 참고 좋은 생각을 해가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부족했고 누구의 탓 보단 스스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저 앞으로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단 제가 앞으로 더 성숙하게 좋은 사람이 되어서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도록 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성숙한 모습 보여드릴게요"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이 악물고 치열하게 했다"는 이지훈. 그는 (영화 흥행의)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배운 것이 많은 시간이 됐다고 했다. 갑질 논란을 딛고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지훈의 치열함은 어떻게 담겼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