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석, 넷플릭스 '택배기사' 주연
"1500대 1 경쟁률 뚫고 캐스팅"
"세달간 매일 액션 연습,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나아"
"꾸준히 나아가는 배우 되고파"
'택배기사'에 출연한 배우 강유석. / 사진제공=넷플릭스


"마음가짐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욕심도 좀 생기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생기고. 그래도 너무 힘을 주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의 주연을 맡은 강유석은 촬영 당시 마음가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SBS 드라마 '법쩐'이 먼저 방영됐지만 실제 촬영일로는 이번 시리즈가 첫 주연작이었다. 그는 "캐릭터를 잘 이해하려고 하고 표현하려고 했다"며 주연이 된 데 대한 기대감, 그리고 부담감에 대해 털어놨다.'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지난 12일 공개됐으며, 넷플릭스 공식 집계 '넷플릭스 TOP 10'에서 첫 주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1위(5월 8일~14일)를 기록했다.

강유석은 사막화된 지구에서 택배기사를 꿈꾸는 난민 윤사월 역을 맡았다. 그는 "입시 재수할 시절에 아는 형네 집에서 월세 내면서 얹혀살았다. 얼마 전에 그 형이 연락와서 '택배기사' 잘 봤다더라. '오랜만에 반짝이는 너를 본 것 같다'고 얘기하던데, 그 말이 고맙고 뭉클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택배기사'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강유석은 오디션을 통해 '택배기사'에 캐스팅됐다. 그는 "1차 오디션은 20대 남자 배우들이 거의 다 본 걸로 알고 있다. 1차 오디션 때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비대면으로 오디션을 보고 그랬다. 영화 '마스터'에서 (김)우빈 형이 한 연기 중 하나를 골라서 하는 지정 연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2차 때는 대면이었는데 조연출, 조감독님이 계셨다. 사월이 등장하는 쪽대본을 받아서 연기했다. 3차 최종 오디션은 '택배기사' 1부를 보고 사월이 나오는 장면을 연기하는 거였다. 감독님 앞에서 연기했다.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치열한 오디션의 경쟁률은 어느 정도였냐고 묻자 강유석은 "잘 모르겠지만 1500대 1 정도 아닐까 싶다"며 "제 입으로 얘기하기 부끄럽다. 누가 뒤에서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쑥스러워했다.

사월은 QR코드 없는 난민이지만 설아(이솜 분), 슬아(노윤서 분) 자매 덕에 일반 구역에서 몰래 살 수 있었다. 생존 물자와 산소를 택배기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전설의 택배기사' 5-8의 트럭 조수석에 올라타 눈도장까지 찍을 만큼 배짱이 두둑하고 싸움 실력도 뛰어나다. 끔찍한 사건을 겪고 절망하지만 택배기사 선발 소식을 듣고 5-8을 찾아가 다시 목표에 도전하면서 부조리한 세상을 깨닫게 된다.

강유석은 "'택배기사'를 하기로 하고 세 달간 매일 액션 연습을 했다. 하루에 3시간 정도 한 것 같다. 1시간 정도는 달리기 같은 기초체력 기르는 운동을 했다. '왜 기초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나' 싶었는데 찍어보니 알겠더라. 합을 맞춰도 여러 각도에서 여러 번 찍게 되기 때문에 체력이 필요하더라"고 밝혔다. 극 중 여러 번의 싸움 가운데 3차전이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강유석은 "3차전은 1대 1 액션이지 않나. 링 위에서 찍으니 숨을 곳이 없었다. 맞는 장면도 있었다. 테이크도 많이 가고 여러 각도로 장면을 담으려다 보니 라운드별로 하루씩 시간이 걸렸다. 2분간의 무술 합을 다 외워서 쉬지 않고 찍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극 중에서 때리는 액션보다 맞는 액션이 더 많았던 강유석. 때리는 액션도 해보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 "하고 싶다. 그런데 때리는 액션보다 맞는 액션이 더 편한 것 같다. 때리는 액션을 하다가 진짜 세게 때릴까봐 걱정된다. 나중에 5-8과 같은 멋있는 액션을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택배기사'에 출연한 배우 강유석. / 사진제공=넷플릭스


강유석은 이번 시리즈를 함께 촬영하며 본 김우빈의 모습을 닮고 싶다고 했다. 강유석은 "형이 인성 좋기로 소문나 있는데 현장에서 만나니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형은 스타이고 저는 이제 시작하는 신인인데 반갑게 인사해주더라. 첫 만남 때 제가 인사하려고 눈치를 보고 있으니 먼저 와서 '네가 사월이구나', '얘기 많이 들었다'며 반가워해줬다. 현장에서도 '밥 먹었냐'며 한 마디라도 더 먼저 말 걸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부터 홍보 활동까지 하면서 우빈이 형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일상 생활에서도 멋있다"며 우러러봤다.

데뷔 5년차를 맞은 강유석은 드라마 '스타트업', '법쩐' 등을 통해 점점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 "5년간 일하면서 자신에게 감사하고 칭찬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항상 자책만 했다"고 답했다. 이어 "힘든 순간들을 넘고 계단을 하나씩 밟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한번쯤 칭찬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또한 "차기작은 정해졌는데 아직 공개할 순 없는 단계다. 촬영에 곧 들어간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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