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민시가 올해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언급했다. 2021년 종영한 드라마 '오월의 청춘' 출연 이후 꾸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의 문장이다. 본격적으로 이 문장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MBC 예능 '무한도전'에 등장하면서부터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곳은 한일전이 열린 축구 경기장이었다. 이 문장을 몸소 실천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고민시다.
고민시는 5월 18일 자기의 SNS에 "5.18"이라는 글과 함께 태극기와 '그대들이 있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재했다. 고민시는 '오월의 청춘' 출연 이후 2년 연속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기리고 있다.
고민시는 2021년 5월 3일 첫 방송해 같은 해 6월 8일 종영한 KBS2 '오월의 청춘'에 출연했다. '오월의 청춘'은 1980년 5월을 배경으로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희태(이도현 역)와 명희(고민시 역)의 아련한 봄 같은 사랑 이야기다.
사실 '오월의 청춘'은 방영 전 도마 위에 올랐다. 근현대사의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인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로맨스를 다룬다고 알려졌기 때문. 5·18 민주화운동이란 1980년 5월 광주 일원에서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중항쟁이다.'오월의 청춘'은 역사 왜곡 논란으로 철퇴를 맞은 '조선구마사'와 '설강화'와는 달랐다. 로맨스를 5·18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여냈고, 비극적인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연출을 맡은 송민엽 PD는 '왜곡 없는 표현'에 중점을 뒀다.
송민엽 PD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되 정확한 사실 위주로 전달하고, 역사를 왜곡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했다. 고민시 역시 5·18 관련 책과 영화, 다큐멘터리로 당시 시대 배경을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월의 청춘'은 평범한 사람들, 투쟁하는 사람들 모두를 그려내 호평받았다.
'오월의 청춘' 종영 후 고민시가 5·18기념재단에 1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민시는 2021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두고 기념사업에 써 달라며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그뿐만 아니라 광주문화방송의 5·18 42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 내레이션을 맡았다. 그는 "1980년 5월 18일 그날의 가슴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며 무명 열사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고민시는 2021년 KBS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상을 받고 난 뒤 수상 소감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 상은 1980년 5월을 빛내주신 모든 분께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고민시에게는 '오월의 청춘'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터다. 고민시는 매거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오월의 청춘'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의미로 농도가 짙어진다"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월의 청춘'이 종영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얼마 되지 않지만, 5월이 되면 가장 떠오르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고민시는 꾸준히 5·18을 잊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고민시의 이러한 행보는 여러 의미를 지니는 셈이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은 물론,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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