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는 예술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리고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가수가 무대 위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줘도 상관이 없지만, 행위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져야한다.
텐아시아는 화사가 지난 15일 성균관대학교 축제에서 춘 유사성행위 퍼포먼스를 최초로 지적했다. 화사는 '주지마' 공연에서 손가락을 혀로 핥은 뒤 특정 신체 부위에 손을 갖다대고 훑은 퍼포먼스를 펼쳤다.
흥이 달아오른 현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일부 관객들과 영상을 본 누리꾼 사이에선 다소 저속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나의 퍼포먼스로 보기엔 불쾌한 동작이고 지나치게 외설적이라는 것.
화사가 해당 제스처를 취한 구간은 '취하면 너 어떻게 해볼라니까'다. 성적인 의도가 다분한 춤을 '퍼포먼스'로 퉁치기엔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대학축제라는 특수한 상황과 분위기를 이해해주자는 의견도 있다.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 남성은 옷을 벗거나 신체 부위를 잡고 추는 춤, 일명 꼬만춤(남성의 성기를 움켜쥐는 모양의 춤)을 춰도 논란이 없는데 왜 화사만 비난하냐는 말도 나왔다.
화사가 한 외설적인 동작들을 미국 팝스타 카디 비와 리아나가 따라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퍼포먼스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기에 예술적으로 평가받을 여지도 사라진다.
화사는 영향력이 있는 가수다. 그의 영향력은 성별과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언제든지 10대들이 화사의 춤을 따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화사가 섰던 무대는 대학교 축제지만, 화사의 직캠은 유튜브 등을 통해 화제가 됐다. 유튜브를 하는 수많은 10대들도 화사의 춤을 봤을 테고 콘텐츠를 다루는 것에 익숙한 이들이 화사의 행위를 따라해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분위기에 취하고 무대에선 나에게 취해 끼를 폭발시킬 순 있다. 하지만 해당 퍼포먼스가 온라인에 게재됐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퍼포먼스 수위에 대한 규정도 없고 외설적인 퍼포먼스에 대한 제재가 없다 하더라도 '톱가수'라는 위치와 영향력을 생각했다면 스스로 절제해야 했다.
퍼포먼스는 관중들에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관념이나 내용을 신체 그 자체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예술 행위다. 화사는 손가락을 핥고 아래를 훑는 퍼포먼스로 자신의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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