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탑의 컴백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멤버 중 2명이 원 소속사 티오피미디어가 아니고, 각자의 삶에 충실히 하고 있었던 터라 완전체 앨범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유재석이 자신의 '픽'으로 틴탑의 노래를 뽑고 틴탑의 춤을 배웠던 것이 계기가 돼 뭉칠 수 있었다. '국민 MC 유재석 픽'이라는 든든한 타이틀을 업고 3년 만에 새 앨범을 낼 계획이었다.

다시 타오를 준비를 하던 틴탑 컴백에 브레이크가 걸린 건 멤버 캡(C.A.P)의 돌발행동 때문이었다. 캡은 지난 8일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흡연 및 욕설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그는 "평소엔 보지도 않던 애들이 컴백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와서, 솔직히 싫다. 내가 XX 그냥 컴백 안 할까도 생각하고 있다. 내가 계약이 7월에 끝난다"며 비속어와 함께 협박성 발언도 이어갔다.
그룹 틴탑의 캡 / 텐아시아DB

티오피미디어는 합의 끝에 캡을 팀에서 탈퇴시켰고 전속계약도 해지했다. 캡은 "분명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저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캡은 또다시 카메라를 켜고 틴탑을 탈퇴하기 위해 일부러 욕을 하고 담배를 켰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나갈 생각이었다"면서 6개월 전 자격지심과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틴탑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았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캡은 자신이 아이돌을 준비하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했고, 여러 번 도망쳤지만 어쩌다 14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인이 나사 하나도 못 된다는 느낌을 받아 상처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팬들이 후원금을 보내자 춤을 추며 리액션하기도 했다.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 팬과 대중이 모르는 방민수(캡 본명)의 외로운 시간도 분명히 있었을 터다. 그렇다고 해도 탈퇴를 위해 틴탑의 경력에 흠집을 낸 건 이기적인 행동이다. 그는 탈퇴를 위해 '의도적'으로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나.

'맞지 않는 옷'이라고 해도 캡은 14년을 '틴탑의 리더'로 살아왔다.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성인이고 소속사와 멤버끼리 대화의 장은 충분히 열려있는 상항이었다. 캡이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변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틴탑 팬들의 눈엔 그저 '깽판'이다.

틴탑을 응원한 팬들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든 예의 없는 행동도 아쉽다. 틴탑은 멤버들과 팬이 함께 만든 그룹이 아닌가. 욕과 흡연, 이기심으로 끝난 캡이 안타깝기만 하다. 캡은 틴탑에서 지워졌고, 그가 틴탑의 리더로서 지냈던 14년의 세월도 잊히게 됐다.

틴탑 4인에겐 캡의 돌발행동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듯하다. 캡이 탈퇴를 위해 '논란'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앨범을 내기 직전이나 활동 중일 때보다 준비 단계인 지금 터지는 게 낫다. 4인으로 재정비했으니 노래든 춤이든 그에 맞게 준비하면 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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