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위기는 기회가 됐다. 방탄소년단의 군백기와 함께 흔들렸던 하이브는 우려의 시선을 털어냈다. 방시혁 의장이 꺼낸 'K팝 위기론'에 대한 숙제를 풀어나가며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중이다.

지난해 말 증권가는 국내 4대 엔터 중 하이브만 영업 이익이 하락할 것이라 예측했다.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이 없고 공백을 채워야할 가수들의 불안정함, 신사업 및 신인개발을 위한 투자 비용 집행 등이 이유였다.

방탄소년단의 군백기는 최소 3년 이상.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완전체를 2025년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 시기는 멤버들의 재계약 시점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하이브는 흔들렸다.

방탄소년단이 군백기를 앞두고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뒤 하이브의 주가가 27%이상 떨어졌고, 방탄소년단 완전체가 빠진 하이브의 2022년 3·4분기 영업 이익은 1년 전보다 7.62% 감소했다. 멀티 레이블 체제로 운영하며 많은 아티스트를 거느리고 있음에도 방탄소년단이 빠진 미래는 불확실했다. 하이브 매출액의 약 60%를 방탄소년단이 담당했기에 'BTS 의존도'가 클 수 밖에 없었다.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대한 불안에서 나온 게 'K팝 위기론'이다.

방시혁 의장은 "BTS란 IP(지식재산권)의 낙수효과가 국내에서 아는 것과 많이 다르다. 이들을 빼면 시장이 좁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BTS가 내일 당장 복귀하면 이 위기가 끝날까? 아니다. 이미 위기의 경향성이 시작됐고 BTS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멀티레이블 체제 도입'과 '팬 플랫폼 위버스 확장' 등 대안이 있다고 자신했다.

기업가치가 떨어질 거란 예측과 달리 하이브는 2023년 1분기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하이브는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4106억원의 매출액에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4.1%, 영업이익은 41.7% 늘어난 수치.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동시다발적인 활동으로 1분기에만 911만 장의 음반을 팔았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 RM, 슈가, 지민의 솔로 활동에 이어 뉴진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븐틴, 르세라핌, 엔하이픈 등 공백 없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모두 꺼냈다.

뉴진스는 지난 1월 발매한 'OMG'로 1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뉴진스는 지난해 8월에 발매한 데뷔 앨범도 약 12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븐틴은 미니 10집 'FML'로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 455만 장을 찍으며 K팝 역대 초동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고, '빌보드200' 2위에 안착하며 9년차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르세라핌도 초동 125만을 기록하면서 데뷔 1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군백기에 따른 위기를 넘긴 하이브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53.7% 급등했다. 안정기에 접어든 하이브는 IP(지식재산권) 확장과 신사업 발굴에 매진한다.

신인 그룹 보이넥스트도어가 5월 30일 데뷔하고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이 내놓은 그룹 &TEAM(앤팀)은 6월 컴백한다.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신개념 프로젝트 '프로젝트 L'의 아티스트 MIDNATT(미드낫)도 내놓는다. 이르면 연말엔 미국 현지에서 데뷔하는 하이브 걸그룹도 출격한다. 유니버셜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의 협업 결과물로, 서양에서 현지와 K팝 그룹이 데뷔하는 건 최초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확장될 기세다.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 간의 프라이빗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위버스 DM(Weverse DM)'를 오픈한다.
위버스

현재 위버스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외에도 80여 팀의 국내외 아티스트 공식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245개 국가/지역에서 6512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 위버스는 기존 입점된 아티스트 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와 일본, 미국 스타 입점도 계획 중이다. 커뮤니티 확장 외에도 신규 서비스로 더 많은 유저가 모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는 아티스트 중심의 엔터테인먼트에서 산업으로 도약 중이다. 음반 외에도 콘텐츠, 플랫폼, 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아티스트 의존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중. 빅히트뮤직에서 하이브로 크기까지 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지만, 성공하는 모양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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