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 /사진=텐아시아 DB


영화 '드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심경을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21일 "(기분 좋은 상태) 별 볼 것도 없는 게 호기롭긴 하던 시절. 애써 곧추세우지 않으면 바닥에 머물 자존감을 위해 떠들고 다니던 말. '니맘대로어디한번웃겨봐라하면 앉아서 보는 사람도 자빠트릴 수 있다' 그렇게 만든 영화가 '극한직업' 그래도 되는 이야기"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이어 "'드림'은 그러면 안 되는 이야기. 그래서 그 많은 거절이 있었겠지. 부침의 절정에서 내가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내가 틀린 건가, 내 고집인가, 아집인가, 놔야 하나? 하지만 포기할래야 포기도 못 할 그 어떤 선을 넘은 상태. 이 이야기가 가진 핸디캡은 인정. 하지만 극복 가능한 정도. 분명 의미도 재미도 있을 거란 내 확신을 버리지 못함. 다시 수많은 설득의 과정을 거쳐 수많은 사람의 노고를 빌려 완성한 '드림'"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헌 감독은 "물론 극한직업의 영광이 큰 몫 했고 그 성공의 끝에서 아 이제 드림을 찍을 수 있겠구나, 했고 드림 제작사 대표님께도 으스댔었는데, 세상에 내놓고 보니 이 영화의 핸디캡은 홈리스가 아닌 이병헌 감독이었음. 얘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도 얼마큼 웃기냐 신박하냐로 평가받는 감독이 되어 있었음. (이것도 감사하긴 함 신박함은 킬링 로맨스 추천)"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비교 작품은 유사 장르의 다른 영화가 아니라 극한직업이 되어 있었음. 극한직업2를 찍은 게 아닌 제작사 대표님을 비롯해 함께한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함. 미안해요. 소외된 곳을 비춘다는 조심스러운 마음에 익숙한 형식 그 안에 허용 가능한 재미를 배치할 것. 그래서 홍대와 소민 캐릭터를 배치. 주연이 조연을 위해 만들어지는 요상한 경우"라고 털어놓았다.

이병헌 감독은 "작업한 사람 입장에선 이게 새로운 재미였음. 이 선택에 대해선 지금도 전혀 후회가 없음. 온 가족이 편하게 재밌게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형태의 대중영화로서 이 이야기가 널리 소개되길 바람. 난 디게 웃기던데ㅎ 4월 26일 개봉이래요. 아마 부모님과 함께 관람하기 좋을 겁니다. 한 번 나가시죠. 부모님 손 잡고"라고 전했다.

한편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역)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역)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오는 26일 개봉.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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