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빽가가 학교폭력 피해자였다고 고백했다.
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가수 빽가와 어머니 차희정의 고민이 공개됐다.빽가는 부모님이 일찍 결혼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어렸을 때부터 왜 아빠가 엄마와 결혼했는지 그게 궁금했다"며 "형 같은 아빠와 엄마 같은 엄마였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아빠에게 '결혼 일찍하지 마라'는 조기교육을 꾸준히 받았다"며 "유치원에 다녀온다고 하면 아빠가 항상 '잘 다녀오고 결혼은 절대 일찍 하지 마라'고 하셨다"라고 전해 MC들의 의심을 샀다. 이에 차희정은 "사실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빽가는 "엄마가 욕을 너무 많이 한다, 한 시간에 최소 10번은 욕을 한다"며 엄마 차희정의 본모습을 폭로했다. 또한 3단계로 나뉘는 차희정 표 그라데이션 욕 시리즈를 밝혀 상담소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차희정은 "적당한 욕은 욕이 아니다, 일상적인 대화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고민을 확인한 오은영은 차희정에게 예상치 못하게 욕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지 질문했다. 차희정은 "나도 모르게 화가 나면 욕이 나온다"며 "그럴 때마다 '아차'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오은영은 차희정의 욕에는 진심이 섞여 있는 것 같다고 짚으며, 불만을 표할 때 정색하는 대신 욕을 사용, 유머러스하게 진심을 전하고자 하는 차희정만의 표현 방식이라고 분석했다.빽가는 엄마가 행동도 거침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 때 엄마가 집에 불을 질렀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차희정은 "말 안 듣는 아들 겁주기 위함이었을 뿐"이라며 유년 시절 빽가가 유난히도 말 안 듣는 아이였다고 해명했다. 빽가가 게양대에 올라갔다가 떨어졌던 일, 동네 강아지를 학교에 데려간 사건, 심지어 경찰 경광봉을 훔쳤던 일화까지. 타일러도 소용이 없었다는 엄마 차희정과 좋게 타이른 적 없이 늘 체벌을 받았다는 아들 빽가의 상반된 주장이 또 한 번 팽팽히 맞섰다.
MC 박나래는 엄마에 대한 좋은 기억은 없는지 질문. 빽가는 학창 시절, 엄마 차희정이 도시락을 싸주는 대신 매일 점심시간마다 직접 요리한 닭볶음탕·삼겹살 등을 학교에 싸 와 같이 먹었던 추억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엄마와 같이 밥 먹는 게 창피했지만, 돌이켜보면 감사한 일이라며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까지 챙겨주셨던 '큰 손' 엄마를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오은영은 차희정을 향해 학교까지 음식을 바리바리 싸다니던 일은 물론, 아들에게 하는 욕, 체벌까지 모든 것이 '과하다'고 분석했다. 차희정이 '극성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빽가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것. 차희정은 "초등학생 때 일인데, 아들의 몸에 멍 자국이 있어서 놀랐다. 자는 애를 깨워서 '왜 멍이 들었냐'고 물어봤는데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다음 날 작은 아들이 '우윳값 달라'라고 하길래 '어제 주지 않았냐'고 했더니 '형(빽가)이 가져갔다'고 하더라. 그날 남편한테 이상하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한 "남편이 혼을 내면서 추궁햇더니 아들이 (가해자들에게) 자기 우윳값을 줬다고 하더라. 그런데 가져오라는 1만 원을 못 채워서 6000원어치를 맞았던 거다.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며 학교로 찾아가 가해자들을 전학 조치시키게 했다고 한다.
빽가는 가해자들 탓에 창고에 갇히기도 했다고 한다. 차희정은 "겨울 방학 때 아들이 당번이라서 땔감을 준비하러 갔는데 애들이 창고에 가둬버렸다. 얘는 누군가 땔감을 가지러 와야 문을 열 수 있는 거다. 얼마나 무서웠겠나. 그 얘기를 듣고 학교로 쫓아갔고 난리가 났다. 그렇게 저는 극성 엄마로 소문이 났다"고 전했다. 빽가는 "엄마가 정리해줘서 고마웠지만 보복 당할까봐 무서웠다. 그때부터 저는 겁이 많고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차희정의 '선을 넘는 행동'은 '아들을 보호하고자 했던 의도'였다고 짚으며 두 사람을 위로했다. 그러나 오은영은 차희정의 '충동성'에도 주목했다. 또한 사전 실시한 MMPI(다면적 인성 검사) 결과를 살펴봤다. 현재 차희정은 자기비판과 죄책감이 심각한 상태이며, 우울한 정서 상태라고 했다. 빽가는 다소 충격받은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은 충동성이 높으면 부정적 감정에 지배당하기 쉽다며 감정이 극단으로 치달았던 적은 없는지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에 차희정은 과거 자신이 써놓은 일기를 봤다. 하지만 그건 일기가 아닌 유서에 가까웠다.
차희정은 아들 빽가에게 무릎 꿇고 빌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며 의미심장한 고백을 이어갔다. 과거 빽가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으나 아직까지 용서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 차희정은 빽가가 5학년 때 이태원 한복판에서 아들이 입고 있던 옷을 찢어가며 화를 내기도 했단다. 차희정은 "아들도 인격체로서 자존심이 있는데 내가 모든 화풀이를 했다"며 아들에게 30년 만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며 눈물을 보였다. 빽가는 오히려 "엄마가 30년 동안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게 죄송하다"며 엄마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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