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이다인 웨딩화보. / 사진=휴먼메이드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결혼은 계약이다. 국가의 공증을 받는 계약. 도장을 찍고나면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단어에 가려졌던 불확실성은 사라지고, '현실'이 된다.

이승기와 이다인의 사랑은 아름답다. 팬들의 반대를 뛰어 넘은 세기의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서사가 이들의 관계에 있다. 어차피 한 결혼, 팬들의 반대도 세간의 비난도 오늘 이후면 조용할 터다. 희곡 속 주인공 놀이도 끝난다는 얘기다.

이승기의 현실은 숙제 투성이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만 있기엔 숙제의 무게는 무겁다. '견미리의 사위'로 평생 살 게 아니라면 이승기는 비호감 실타래를 풀어야만 한다.현재 이승기는 자신을 둘러싼 노이즈를 단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결혼으로 돌아선 팬심, 위기 관리가 안되는 매니지먼트까지 해결할 일이 산더미다.

가족의 일은 사적 영역이니 이승기가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다인과의 결혼으로 이슈가 되긴 했지만, 그 정도 리스크는 조용히만 살면 자연스럽게 잊힌다.

이승기의 현 문제는 측근에게만 둘러쌓여있다는 것. 이승기에게 필요한 건 무한의 신뢰와 응원이 아니라 전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언해줄 능력 있는 매니지먼트다. 이승기는 후크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이슈 대응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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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코노미 클래스 타고 해외에 다녀왔다. 전에도 좌석이 안 나면 이코노미 종종 탔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승기 50억 기부하고 이코노미 타네, 대단하다' 그러더라. 저에게 관심 없었던, 심지어 저를 좋아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응원해주시는 걸 보고 많은 위안을 받았다" (GQ인터뷰 중)'50억 기부를 해 대단하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답을 위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코노미 발언. 이코노미 클래스를 탄 게 대단한 결심인 것처럼 느껴지는, 선민의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불필요한 말이다. 이승기가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매니지먼트였다면 양해를 구하고 잘라냈을 부분이다.

인터뷰도 방송처럼 충분히 편집 가능한 영역. 대중은 이승기를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만나고 판단한다. 이를 만드는 역할의 부재는 이승기의 진면모를 드러나게 했다.
사진제공=휴먼메이드

떨어져 나간 팬심 회복도 우선 과제다. 이승기의 팬덤은 눈에 띄게 줄었다. 결혼 전 1만 5000석 규모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거뜬하게 채웠던 이승기는 470석 규모의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 표는 매진됐지만, 매진에 이르는 속도는 예전만 못했다. 이승기의 파급력이 그만큼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미지를 반전시키고 제대로 된 매니지먼트를 꾸리는 건 이승기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연예인 이승기의 '롱런'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 아쉬운 시간들이 지났지만, 지금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이승기의 '착한 진심'이 다시 통할 것으로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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