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의 1심 판결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돈스파이크의 마약 투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2년 전 대마초와 다른 마약에 손을 댔으나 그는 실형을 면했다. 반성하고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6일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이재찬 남기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돈스파이크의 항소심 1회 공판에서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3천회 이상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매수했으며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연예인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집행유예는 과경하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마약류 범죄로 기소된 다른 연예인들과 피고인의 공범 등은 실형을 선고받은 점을 고려해달라"며 유사 사건의 판결문들을 증거로 신청해 채택됐다.

돈스파이크는 구치소에 구속된 뒤에 소송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부동산을 허위 가등기하고 저작권을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스파이크가 그동안 해온 식당이나 밀키트 사업 등과 관련해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은 "은닉한 재산으로 사업을 하려 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이 부분은 이미 재판부에 설명했으니 재판부의 판단을 받고 싶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돈스파이크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도 증거로 신청했고, 돈스파이크 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증거로 채택됐다.

돈스파이크는 202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9차례에 걸쳐 4천500만원어치 필로폰을 사들이고 14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다른 사람에게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7차례 건네고 20g 가량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있다. 필로폰 20g은 통상 1회 투약량인 0.03g을 기준으로 약 667회분에 달한다.

돈스파이크는 "손가락 끝에 마비가 와 반성문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를 조사하기 위해 다음달 18일 2회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2회 공판에선 돈스파이크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진행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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