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바운드' 강양현 코치 역 안재홍 인터뷰
배우 안재홍이 '신이 내린 꿀 팔자', '윤종신이 임보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 '신이 축복한 남자'로 불리는 장항준 감독 덕에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분 좋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안재홍에게 있어 '리바운드'는 기분 좋은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출연진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큰 형님으로서 현장에 존재했다. 장항준 감독과 첫 인연을 맺고 여행 갈 정도로 찐한 사이가 됐다. 안재홍은 바라고 예감한 작품을 주저 없이 선택했다.'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다.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대회에서 부산 중앙고가 일궈낸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안재홍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장항준 감독님이 나오셔서 영화 스토리를 다 이야기하셨다. 저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매번 챙겨보는데, 감독님이 출연한 방송도 본방송으로 보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감독님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는데 이야기하는 걸 보고 꼭 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제가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본방송을 보고 딱 3일 후에 저한테 '리바운드' 시나리오가 왔다. 막연하게 '나한테 저 작품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나 정말 생생하게 잘 할 수 있는데'라고 했다. 주변에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회사 대표님이 시나리오가 하나 들어왔는데 장항준 감독님 작품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농구 영화라고 했더니 어떻게 알았냐고 하셨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봤다고 했고, 대표님이 그 작품이 맞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안재홍의 선택은 하나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바로 받아서 읽었다. 보통 다른 배우분들은 다 성향이 다 다르겠지만, 며칠 고민을 한다. 같이 하는 분은 누구일지 등 충분히 고민하는데 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그날 바로 전화해서 '마음 바뀌기 전에 이거 빨리하겠다'고 연락을 드리자고 했다. 며칠 후에 감독님을 만나서 같이 하게 됐다.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였다"며 웃었다.
안재홍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장항준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장항준 감독님과 처음 연이 됐다. 그전에는 연이 없었다. 처음으로 작업을 하면서 뵙게 되고 알게 됐다. 찐한 시간을 보냈다. 촬영 끝나고 같이 여행도 할 정도"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사람으로서 깊어진 시간이었다. 감독님을 방송으로 처음 뵀는데, 그 모습 그대로 현장에 유쾌한 에너지를 듬뿍 몰아주시는 분이었다. 제가 만나본 어른 중에 가장 젊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감독님을 뵈면서 저도 영화 혹은 작품 외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더라. 감독님께서 삶을 바라보시는 시선에 대해서 옆에서 같이 대화도 많이 나눴다"고 했다.
안재홍은 "제가 느낀 건 장항준 감독님은 사랑받는 지휘자 같다.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도 감독님을 좋아했다. 감독님도 그 영향을 충분히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긴장도 많이 풀어주시고 북돋아 주셨다. 촬영팀, 제작팀, 연출팀, 미술팀 등 각 파트를 신나게 만들어줬다. 계획했던 플랜 이상을 즐길 수 있는 현장으로 만들어주셨다. 높이가 올라가면 완급 조절을 해주셨다. 조율하시는 모습을 보고 지휘자 같았다"며 미소 지었다.
안재홍이 '리바운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장항준 감독이 아니라 '농구'라는 소재 때문이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스포츠라는 단어보다 농구라는 단어가 더 크게 와닿았다. 제가 대본을 받았을 당시에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농구가 어느 순간 예전만큼 인기가 좋지 못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예전에 열광하고 운동장에서 땀에 젖을 정도로 농구 하던 스포츠였는데 뭔가 추억이 돼버렸다. 저는 '슬램덩크' 만화책을 보고 자란 세대다. '농구대잔치' 열풍을 겪었다. 그때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뜨거움을 찾아가는 시나리오라서 좋았다. 스포츠 영화로 보여준다기보다 그때 진짜 사랑했고, 미치고 좋아죽겠다는 농구라는 소재가 저한테 더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극 중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 역을 맡았다. 강양현 코치는 과거 전국대회 MVP 출신으로 공익근무요원으로 부산 중앙고 코치를 맡게 되는 인물.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 캐릭터를 위해 일주일간 10kg를 증량해 화제를 모았다.그는 "그런 분들 간혹 있지 않나. 살찌고 싶은데 안 쪄서 고민인 분들한테 저는 식단을 짜줄 수 있을 정도다. 정말 쉬웠다. 그리고 또 누군가가 증량하는 건 어떠냐고 했을 때 기분 좋다"면서 "단시간에 피자 갈릭 딥핑소스로 해냈다. 증량은 가속도가 붙더라. 멈추는 게 어렵다. 딱 그 지점에서 멈추지 않는다. 저는 일주일 동안 10kg를 증량했다. 더하라고 하면 더 할 수 있다"고 했다.
증량한 안재홍의 모습을 본 장항준 감독의 반응은 어땠을까. 안재홍은 "감독님께서 해맑게 '오?'하면서 웃으셨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감독님 특유의 말투로 '오 좋은데?'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강양현 감독님은 증량 전에 만났다. 감독님의 체형처럼 살을 찌우고 다시 만났는데, 놀라시더라"고 말했다. 또한 '리바운드' 제작진이 건네준 30기가 USB 속 자료들을 다 봤다고 했다.
안재홍은 '리바운드'를 준비하면서 SK 나이츠 홈경기를 직접 관람하러 잠실학생체육관을 방문했다. 그는 "빨리 속성으로 감을 익혀야겠다 싶었다. 대본을 받았던 당시가 농구 시즌이었다. 연고지가 서울이다 보니 빨리 갈 수 있는 경기장이 SK 나이츠 홈경기장이었다. 그리고 제가 갈 때마다 SK 나이츠가 이겼다. 이기니까 더 재밌었고, SK 나이츠가 더 재밌게 경기하기로 유명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재홍은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라는 감정이 더 큰 거 같다. 물론 다른 작품에서도 똑같은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데, 그래도 '리바운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친구들에게 제가 형으로서 조금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강양현 코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한테도 좋은 자극이 된 거 같았다.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지금을 제대로 즐기자', '지금은 한 번밖에 없다'를 말해주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계속되고 우리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용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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