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치료 필요한 비만, 방송서 미화
'나혼산' 박나래, 팜유즈 비만 결과에 "표준 나오면 빈정 상해"
'당나귀귀' 김숙, 먹방 유튜버들에 "1시간 동안 셋이 104인분" 감탄
과식·폭식은 미덕 아냐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식욕과 식탐은 다르다. 군침을 돌게 하는 먹방은 맛집 탐방, 요리 방법 소개 등 정보 공유, 대리 만족 등 긍정적 효과를 준다. 하지만 최근 방송들에서는 식욕이 아닌 식탐 수준의 먹방을 당연시하며 보여주고 있다. 폭식을 조장하는 수준이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는 '팜유즈' 에피소드를 메인 콘텐츠로 밀고 있다. '팜유즈' 멤버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는 '식탐과 비만'이 마치 미덕인 것처럼 행동한다. 지난 방송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세 사람은 체지방률 검사 결과 모두 비만 판정을 받았다. 이장우는 "면역 세포가 다 지방"이라며 '지방 예찬론'을 펼쳤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팜유 라인은 체지방률을 서로 공개했다. 체지방률은 이장우는 26.5%, 전현무는 28.6%, 박나래는 34.1%였다. 비만도에서는 전현무가 12.9kg 감량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전현무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누가 마음 상하고 소외감 느끼고 따돌림 받는 느낌이 들까봐 셋 다 비만으로 나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비만 셋 다 비만"이라며 웃었다. 인터뷰 영상을 본 박나래는 "누가 표준나와봐라. 그건 빈정 상한다"고 거들었다.

지난 1월 방송분에서는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가 '팜유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베트남 달랏에서 '팜유 세미나'를 가졌다. 이름만 세미나였을 뿐 이들은 1박 2일을 지내는 약 30시간 중 20시간 동안 식사를 하고 28가지 음식을 먹었다. 세 사람은 마트에서 소스만 12만 원어치를 사기도 했다. 박나래는 밥을 먹던 중 "봉제선이 칼날이 되어 살을 파고든다"며 입고 있던 원피스의 일부를 전현무의 도움을 받아 가위로 자르기도 했다. 전현무는 '팜유 세미나'를 "나눴던 대화 수준이 높았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에서도 '과식'이 칭찬받을 만한 일처럼 연출했다. 최근 방송된 '당나귀 귀'에서는 구독자 합계 460만 명인 먹방 크리에이터 3인방이 푸드 배틀을 펼쳤다.

평소 햄버거를 25개 먹는다는 상해기는 다른 먹방 크리에이터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1시간 동안 가장 많은 양의 소곱창을 먹는 사람이 우승하는 먹방 대결을 준비했다. 상해기가 초대한 상대는 혼자서 곱창 14kg, 72인분을 먹어 치운 구독자 231만 명의 나름, 라면계의 진공청소기로 불리는 구독자 121만 명의 웅이였다. 웅이는 "상해기보다 많이 먹겠다"고 했고, 나름도 "웅이보다 많이 먹겠다"며 경쟁적으로 먹고 추가 주문도 했다.대결 결과 나름이 24인분, 상해기가 40인분, 웅이가 40인분 곱창을 먹었다. 김숙은 "1시간 동안 3명이서 104인분을 먹었다"며 감탄했다. 무려 소 네 마리에 해당하는 양을 먹어치운 것. 세 사람은 곱창 104인분을 먹고도 라면을 또 시켜 먹었다.

과식을 하고 함께 비만이 되는 과정이 마치 우애를 지키는 아름다운 과정인 것마냥 연출한 '나 혼자 산다'. 많이 먹어서 승리한 사람을 치켜세워주는 '당나귀 귀'.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등 각종 질병과 합병증 유병률을 증가시킨다.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의 일종이다. 과식이나 폭식은 잘못된 식습관이다. 과식과 폭식을 반복하면 포만감과 공복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몸의 균형이 깨진다. 과식과 폭식, 그리고 비만을 마치 미덕인냥 미화하는 과오는 경계해야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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