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린, 순우리말 '나리다' 활용형…하늘에서 내려온 아이
"다소 거친 느낌이 우리의 음악적 색깔"
"음악적 목마름 컸던 지난해…무대 오르는 것 행복해"
나린 / 사진=MLD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을 시작할 때의 목표는 아직 이루지 못했어요. 아카펠라 그룹 나린은 이제 시작이에요. 더 많이 좀 더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17일 아카펠라 그룹 나린(방학현, 김기홍, 정보인, 김종하, 김서영)이 텐아시아와 대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나린이라는 그룹명부터 이들의 음악성을 드러내고 있다. 나린은 순우리말로 '나리다'의 활용형이다. 이름을 풀어내면 '하늘에서 내려온 아이'라는 의미다. 음악적으로 해석한다면 하늘에서 내려온 목소리 정도다.

나린의 음악적 색깔은 '아카펠라'다. 아카펠라는 하나의 장르라 인식되지만, 음악 해석을 위한 표현의 종류다. 반주 없이 목소리로 화음을 쌓아가는 방식. 음악성으로만 따져본다면, 발라드, 힙합, 팝 등 모든 장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


다섯 멤버는 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그룹 리더 방학현이 멤버들을 모았다고. 방학현은 "처음에는 취미로 미국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 커버 영상을 찍게 됐어요. 음악 활동을 하면서 같은 과 선배였던 서영 누나와 팀을 구성했죠"라고 운을 띄웠다.

처음 아카펠라 활동을 한 것은 취미생활이었다. 이후 멤버들이 모였고, 진지하게 음악을 시작했다. 방학현은 "다른 아카펠라 팀과의 차이점으로 베이스랑 비트박스를 꼽을 수 있어요. 다른 아카펠라는 비트박스가 없죠. 베이스도 좀 더 독특한 효과음을 내면서, 팝 스타일에 맞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라며 진지하게 설명했다.아카펠라는 화음을 쌓아낸 음악이기에 '부드럽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나린은 자신들의 음악적 한계는 없다고 자신했다. 방학현은 "편곡을 보통 제가 해요. 그 때문에 영향이 가는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메이트리라는 팀과 다른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어요. 메이트리는 잘 정제된 듣기 좋게 깔끔한 느낌의 음악이라면 우리는 다소 거친 느낌을 주고 있어요"라고 했다.

이어 "메이트리는 조합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리는 조합을 1순위로 생각하지 않죠. 멤버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게 편곡해요"라고 덧붙였다.
방학현 김서영 / 사진=MLD엔터테인먼트 제공


멤버들은 아카펠라에 입문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룹 내 테너를 맡은 김종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노래방을 운영하셨어요.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싶었죠. 근데 대학교를 가다 보니 음악과 동떨어져 살게 되더라고요. 이후 대학교 선배가 갑자기 '음악 할래?'라고 물어봤죠. 그 선배가 학현이를 소개해줬어요"라고 말했다.소프라노 김서영 역시 "학현이가 아카펠라를 하자더라구요. 그때 생각으로는 '아카펠라는 뚜비두밥 아닌가 재미없을 것 같은데' 였죠. 근데 점차 아카펠라를 알게 되고 너무 매력적인 음악이란 것을 알게 됐어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알토 정보인도 마찬가지였다. 정보인은 "학창 시절 때만 하더라도 예술 학교가 요즘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았어요. 남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인문계 대학교를 들어갔죠. 대학 생활할 때 학현, 서영 선배를 만났어요. 원래도 음악을 하고 싶던지라 나린에 들어온 것은 저에게 행운이었어요"라고 언급했다.

베이스를 맡은 김기홍은 그룹 내 유일한 음악 전공자. 김기홍은 "제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대예요. 성악을 전공했는데, 공부하면서 많은 한계에 부딪혔어요. 무대에 오르고 싶은데 여러 장애물이 많았어요. 살아보려고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잡았는데, 학현이 형이 저를 잡았어요. 무대로 올려주겠다는 말 한마디가 저를 움직이게 했어요"라고 떠올렸다.
김기홍 정보인 김종하 / 사진=MLD엔터테인먼트 제공
나린은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구독자 수만 46만 명에 이른다. 큰 인기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해외에 비교해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적다는 것. 방학현은 "어찌 됐든 우리는 국내 그룹이에요. 국내 팬들로부터 사랑받고 싶어요. 유튜브 구독자 수가 그렇게 중요한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유튜버가 아니라 가수잖아요"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나린은 향후 계획을 전했다. 방학현은 "나린으로서 꿈은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거예요. 또 일본 시장에서는 '아카펠라'가 대중적이거든요. 일본 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김종하는 "사실 홀로 서울살이 중이에요. 자취하고 있는데 요즘 금리가 너무 올라서 월세 내기에 빠듯하더라고요. 음악에만 열중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더 노력해야죠. 올해에는 3곡 정도 작사, 작곡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서영은 "최근에는 음악적 목마름이 컸던 것 같아요. 음악에 열중했다기보다 음악 외적인 일을 많이 했거든요. 얼마 전 콘서트 무대에 올랐는데 정말 좋았어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죠. 이 감정은 멤버 모두 공감하고 있어요"라며 다소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나린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열린 ‘2023 MLD ARTIST CONCERT’ 무대에 올랐다. 오는 3월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카펠라 페스티벌에 참여할 예정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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