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役

인터뷰 중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한 소절 부르며 눈시울 붉혀
배우 나문희/ 사진 = CJ ENM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널 보낼 시간이 왔구나.'

배우 나문희가 인터뷰 중 감정을 담아 노래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나문희는 1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이날 나문희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평소 큰 관심이 있었겠나. 내가 연기해야 한다니까 그 다음에 이렇게 저렇게 찾아봤죠"라며 답했다.

나문희는 이어 혀를 내둘렀다. "어후, 근데 너무 엄청나서. 어떻게 자기 자식을 희생시킬 수 있나 사실 아직도 저는 공감이 안 가요"라고 말한 그는 "기가 막힌다. 속으로 지금도 울먹울먹해지는데. 그렇잖아. 얼마나 북받치겠어요? 지금도 눈물이 나요. 사실 연기할 때는 별로 울지도 않았어요. 슬픔이 여기까지 차서 그 안에서 경련을 했지, 표출되는 건 덜한 거 같아요. 그것보다 훨씬 더 속 마음은 많이 많이 슬펐어요. 슬펐다는 것도 말로 하긴 어렵죠"라고 말했다.

이어 나문희는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의 한 소절을 불렀다. 기자의 요청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는 촬영 당시 조마리아 여사가 되어 노래했다. 노래하는 나문희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배우 나문희/ 사진 = CJ ENM
나문희는 라이브로 노래하며 여러 차례 테이크를 찍었던 기억도 털어놨다. "연기자들은 자기가 고생한 줄은 몰라. 특히 나같이 늙으면 고생한 생각은 안 나지. 아무튼 그래도 좋았어요." 나문희는 영화에는 실리지 못한 서대문 형무소에서 찍었던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에 대해 "어쩐지 내 마음에 들게 나오지 않았던 거 같아. 없어질 줄 알고 그렇나. 그래서 안 나와도 아쉬움 하나 없어요. 노래가 아쉽다기보다는 감정이 집 안에서 찍을 때보단 덜 나온 거 같아."

윤제균 감독의 집요했던 재촬영 요청에는 "질색이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연기자들은 다 그럴 거다. 거기까지 가서 했는데 또 재촬영을 한다면 참 힘들긴 하죠. 거기까지 쌓아서 집중해서 만들어 내는 건 그 순간 아니면 어디서도 잘 안 나오거든"이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 = CJ E&M
영화에 실린 신은 조마리아가 자신의 집에서 아들 안중근의 배냇 저고리를 품에 안고 노래하는 신. 나문희는 "라이브로 했는데 노래 끝나고 나서 난 참 잘한 거 같더라. 근데 윤제균 감독이 자꾸 더하라 그러잖아. 그러더니 맨 처음에 한 걸 쓰시더라"며 "사람이 처음 감정이 제일 좋아요"라고 웃기도 했다.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가 부른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영웅'의 전체 넘버 중 관객들의 눈물샘을 가장 많이 자극한 넘버다. 나문희는 기술이 아닌 진심으로 부르는 노래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가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70% 이상의 넘버가 라이브로 녹음돼 생생한 감정을 전달한다.

'영웅'은 지난달 21일 개봉돼 호평 속 절찬 상영 중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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