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김남길 주연의 티빙 새 오리지널 '아일랜드'가 뜨거웠던 관심에 비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같은날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 밀려 화제성도 없는 상황. 여기에 초반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는 이다희의 연기 역시 새로울 것 없는 모습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난 12월 30일 공개된 '아일랜드'는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작품. 동명의 인기 만화·웹툰이 원작이다. 김남길이 인간이면서 괴물인 불멸의 존재, 반인반요 반 역을 맡았고, 이다희가 재벌가 대한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이자 구원자 미호로 분했다. 차은우가 바티칸 최연소 구마사제 출신 요한을, 오광록이 세상의 균열과 멸망을 막아줄 유일한 구원자를 지키는 장집사를 연기했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달리 매주 2회씩 공개되는 것이 독이였을까. 12부작 중 이날 공개된 1, 2화는 전체적인 서사의 빌드업만이 이뤄지며 큰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1회에서는 김남길의 분량은 5분 남짓, 미호가 사고를 치고 제주도에 내려와 정염귀를 처음 마주하는 내용으로 한 회를 가득 채웠다. 김남길은 방송 말미 순식간에 정염귀를 처단하는 모습으로 인상을 남길 뿐이었다.
이어진 2화에서도 반이 반인반요가 된 사연과 미호의 전생 서사가 밝혀지긴 했지만, 계속해서 정염귀에게 쫓기는 미호와 기가 막힌 타이밍에 늘 나타나 미호를 구하고 정염귀를 처단하는 반의 반복되는 전개는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
여기에 서예지가 하차하고 캐스팅 된 이다희의 연기 역시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벌집 후계자로서의 도도한 모습은 '뷰티 인사이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보았던 모습과 흡사했고, 쫓기고 액션을 하는 모습은 '루카 더 비기닝'을 떠올리게 했다. 이다희 특유의 표정은 '아일랜드'에서도 여전했다.
김남길의 존재감은 강렬했지만, 다소 아쉬운 분량에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는 상황. 차은우 역시 2회 말미에서야 제주도에 등장, 본격적으로 인물들과 관계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티빙 자체내에서는 '아일랜드'가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시청UV 모두 첫 공개 만에 '술꾼도시여자들2'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대중적인 반응은 크지 않은 상황. 송혜교, 이도현 주연의 '더 글로리'가 공개 이틀 만에 39일 동안 왕좌를 지킨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치고 국내 1위를 거머쥐는데 이어 전세계 TOP5에 오르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화제성이다.
작품에 대한 평가 역시 호불호가 나뉘는 상황. "원작보다 못하다" "촌스럽다"는 반응과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서사가 펼쳐질 3회에서부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카드가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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