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작 '아바타: 물의 길' 오는 14일 개봉
제임스 카메론 감독 "192분 러닝타임? 다다익선!"
긴 러닝타임, 다다익선일까 과유불급일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 "192분 러닝타임? 다다익선!"
긴 러닝타임, 다다익선일까 과유불급일까
≪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나? 다다익선이지!"
지난 9일 진행된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러닝타임에 대한 질문에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닌가? 가성비가 좋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아바타: 물의 길'에 대해 "장편 소설도 있듯 장편 영화로 봐주면 좋겠다"며 "긴 러닝타임이 나쁜 건 아니다. '타이타닉'도 괜찮게 흥행했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길게 느껴졌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러닝타임은 192분. 무려 3시간 12분에 달한다. 누가 봐도 길게 느껴지는 러닝타임이다.전 세계적으로 숏폼 콘텐츠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192분의 러닝타임은 시대에 역행하는 분량이다. 때문에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니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은 시대착오적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시간이 다이아몬드'라고 할 만큼 분초를 쪼개가며 촉박하게 살고 있다. 너무 긴 분량은 결코 콘텐츠의 장점이 될 수 없다. 특히, 콘텐츠 주소비자로 자리잡은 Z세대는 효율적인 소비 패턴에 젖어 있어 장시간 집중해 영화를 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영화관 입장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데, 3D 안경까지 걸치면 귀는 물론이고 코에도 무리가 가는 시간이다. '아바타: 물의 길'을 관람 리스트에 올려둔 관객들에게 '하프타임은 없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변한 최근 영화시장도 긴 러닝타임을 반기지 않는다. 2022년 국내 개봉 영화 순위를 살펴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대부분 2시간 초반대 러닝타임을 넘지 않는다. 126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은 106분으로,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가장 짧다. 2위의 '탑건: 매버릭'(감독 조셉 코신스키)은 130분,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129분이다. 뒤를 잇는 작품들도 대부분 2시간10분 이내다. 또 문제는 '아바타: 물의 길'이 스토리보다는 시각적 경험에 힘을 준 작품이란 점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비교해 언급한 '타이타닉'(1997)의 러닝타임은 194분이다. 그러나 '아바타: 물의 길'은 '타이타닉'과는 관객에게 소구하는 바가 다르다. '타이타닉'은 비극적인 실제 사실에 기반한 시대극 속에 가상의 남녀의 사랑을 다루며 풍성한 서사를 자랑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시각적인 강점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스토리 면에선 깊이가 얕다.
'아바타: 물의 길'은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하게 하는 작품임엔 틀림 없다. 실제로 지난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아바타: 물의 길'은 최고의 기술력을 자신한 만큼 영상 면에서 자극이 좋았다. 다만, 마스크와 3D 안경을 쓰고 보는 영화가 192분의 러닝타임과 만났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처럼 '다다익선'(多多益善)일지, 아니면 그 반대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나? 다다익선이지!"
지난 9일 진행된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러닝타임에 대한 질문에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닌가? 가성비가 좋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아바타: 물의 길'에 대해 "장편 소설도 있듯 장편 영화로 봐주면 좋겠다"며 "긴 러닝타임이 나쁜 건 아니다. '타이타닉'도 괜찮게 흥행했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길게 느껴졌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러닝타임은 192분. 무려 3시간 12분에 달한다. 누가 봐도 길게 느껴지는 러닝타임이다.전 세계적으로 숏폼 콘텐츠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192분의 러닝타임은 시대에 역행하는 분량이다. 때문에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니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은 시대착오적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시간이 다이아몬드'라고 할 만큼 분초를 쪼개가며 촉박하게 살고 있다. 너무 긴 분량은 결코 콘텐츠의 장점이 될 수 없다. 특히, 콘텐츠 주소비자로 자리잡은 Z세대는 효율적인 소비 패턴에 젖어 있어 장시간 집중해 영화를 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영화관 입장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데, 3D 안경까지 걸치면 귀는 물론이고 코에도 무리가 가는 시간이다. '아바타: 물의 길'을 관람 리스트에 올려둔 관객들에게 '하프타임은 없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변한 최근 영화시장도 긴 러닝타임을 반기지 않는다. 2022년 국내 개봉 영화 순위를 살펴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대부분 2시간 초반대 러닝타임을 넘지 않는다. 126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은 106분으로,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가장 짧다. 2위의 '탑건: 매버릭'(감독 조셉 코신스키)은 130분,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129분이다. 뒤를 잇는 작품들도 대부분 2시간10분 이내다. 또 문제는 '아바타: 물의 길'이 스토리보다는 시각적 경험에 힘을 준 작품이란 점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비교해 언급한 '타이타닉'(1997)의 러닝타임은 194분이다. 그러나 '아바타: 물의 길'은 '타이타닉'과는 관객에게 소구하는 바가 다르다. '타이타닉'은 비극적인 실제 사실에 기반한 시대극 속에 가상의 남녀의 사랑을 다루며 풍성한 서사를 자랑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시각적인 강점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스토리 면에선 깊이가 얕다.
'아바타: 물의 길'은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하게 하는 작품임엔 틀림 없다. 실제로 지난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아바타: 물의 길'은 최고의 기술력을 자신한 만큼 영상 면에서 자극이 좋았다. 다만, 마스크와 3D 안경을 쓰고 보는 영화가 192분의 러닝타임과 만났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처럼 '다다익선'(多多益善)일지, 아니면 그 반대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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