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의 라떼9’(라떼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싸’들이 소개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채널S '김구라의 라떼9'에서는 "인싸 되기 참 쉽죠?"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의 8위는 ‘명예 한국인 방글소년단’이 차지했다. 방글소년단의 정체는 바로 구독자 22만명을 보유한 방글라데시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구독자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이들이 제작하는 콘텐츠는 ‘한글 읽어주기’. 약 1만7천원을 지불하고 원하는 문구를 신청하면, 방글소년단이 다 같이 문구를 읽어주는 간단한 방식이다. 이들은 이 콘텐츠로 구독자 10만명을 돌파, 실버 버튼까지 획득했다. 방글소년단이 제작한 영상을 본 김구라는 “(1건 당) 1만 7천원이면 조금 비싸다. 큰 노력이 없이 잠깐 찍는 것”이라며 ‘팩폭’을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이 한글을 읽게 된 것은 첫 의뢰인 때문이었다.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리더 제이디 시폰은 영상 의뢰 제작 사이트에 영상을 만들어 준다는 글을 올렸는데, 한국인이던 첫 의뢰인이 자신을 ‘공주’라 부르는 영상을 요청했고, 이는 3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이후 다양한 한글 메시지를 읽었고, 이들의 영상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영상도 ‘K부심’을 충전할 수 있는 김치, 독도, 한글과 관련된 영상이었다. 특히 독도 영상은 한국 팬들의 마음을 저격하기 위해 무료 제작됐다고 한다.7위는 ‘코스프레의 제왕’이 차지했다. 주인공은 SNS 팔로워 약 800만명을 보유한 태국의 청년 아누카 차 생찻이었다. 정교한 코스프레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는 정교 대신 ‘빅잼’을 택했다. 그의 코스프레 철학 역시 “절대로 비싸면 안 된다,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에 있는 물건들로 코스프레를 시작한 아누카는 크루아상으로 신데렐라 헤어를 만들고, 젤리로 인어공주의 비키니와 지느러미를 표현했다. 신박한 아이디어에 김구라는 “퀄리티는 떨어질 수 있지만 아이디어가 기발하네”라며 감탄했다.
뒤이어 ‘매일 사냥 나가는 할아버지’가 5위를 차지했다. 70세 첸 산위안 할아버지의 자전거에는 앞이 보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휴대폰이 공작새처럼 펼쳐져 있었는데, 이는 바로 포켓몬 모바일 게임을 위한 것들이었다. 할아버지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주머니 괴물을 잡는 성지들을 찾아다니고 있던 것. 대만에서 '포켓몬의 신'으로 불리는 할아버지는 11대의 폰으로 게임을 시작, 해마다 그 개수가 늘어나 72대까지 됐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시작은 손자였다. 손자가 즐기는 게임을 위해 함께 사냥을 다니다가 재밌어서 푹 빠졌다는 것. 할아버지는 손자가 집에 돌아간 후 스마트폰이 없어 게임을 할 수 없었고, 아들은 아버지의 생일에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이때부터 할아버지는 주 6일을 집밖으로 나갔고, 오래할 땐 하루 20시간동안 밖에서 게임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말하고 걷는 게 힘들어졌다. 외출해야할 수 있는 게임을 하기 위해 그는 열심히 재활 훈련을 했고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해 현재는 정상적으로 걷게 됐다고 한다.
‘세계 1위 인싸’가 랭킹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주인공은 세네갈 출신의 카비 라메로, 어렸을 적 이탈리아로 이민 간 이민자였다.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스무 살 청년 카비는 고달픈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팬데믹으로 실업자가 됐다. ‘숏폼’을 보며 시간을 보내던 카비는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숏폼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첫 달의 팔로워는 고작 7명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카비의 새 콘셉트의 영상은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다. 최근 숏폼에서 화제를 끌기 위해 억지 상황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었고, 카비가 이를 패러디했던 것. 그는 말 한 마디 없이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과 손동작으로 짧고 굵게 비꼬는 영상을 제작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그를 한심과 본좌를 합쳐 ‘한심좌’라고 불렀다. 급기야 카비는 지난 7월 1억 4천만명 팔로워를 달성해 세계 1위 틱톡커가 됐다. 유럽의 대표 셀럽이 된 카비는 에드시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톱스타들과도 영상을 찍었고, 베니스 영화제 참석, F1레이싱 대회까지 초대받았다.
더 많은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연기를 배우고 있다는 카비는 우상인 윌 스미스와 함께 영화를 찍고 오스카상 받는 게 꿈이라고 한다.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인싸’가 된 이들에 김구라와 모든 출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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