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현경이 어머니를 향한 존경심과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드러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오현경이 게스트로 출연해 박원숙, 헤은이, 안소영, 안문숙의 포항집 첫 손님으로 찾아갔다.오현경은 "아빠가 일찍 돌아가셨다"며 가족사를 공개했다. 홀로 삼남매를 키워낸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한다는 오현경은 "저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발을 씻겨줘야 하는 줄 알았다. 엄마가 대야에 물을 받아서 방에서 아빠 발을 씻겨드렸다. 학교 다녀 왔을 때 엄마가 집에 없던 적이 없었다. 불평이 없으셨다. 아무리 불이익을 당해도 '내 탓이지' 하셨다"며 어머니의 헌신적인 면모를 밝혔다. 이어 "우리 딸도 할머니를 좋아한다. 스트레스받고 힘들었을 때 할머니 없었으면 못 견뎠을 거라고 하면서 꼭 자랑스러운 손녀가 되겠다더라. 우리 엄마는 최고"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오현경은 28살에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공무원이셨다. 성격이 반듯하셨다. 늘 맥주를 안 먹고 소주를 드셨다. 그래야 애들 과자라도 하나 더 사주실 수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아빠는 제가 28살 때 낚시를 가셨다가 돌아가셨다. 아침에 저한테 '조금 있다가 갈게'라고 통화를 하고 15분 뒤에 돌아가셨다. 협심증이 있으셨다. 당시 아버지 나이가 54, 55세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마를 보면 외로웠겠다 싶은데 한 번도 내색한 적이 없었다"며 "요즘 제가 그 나이가 되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우리 셋 키우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그래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자식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현경은 2002년 계몽사 홍승표 회장과 결혼해 딸 1명을 낳았으며 2006년 이혼했다. 오현경은 "딸이 이번에 대학에 갔다. 보스턴으로 보냈는데 우울증이 같이 왔다. 이제 더 참견하면 안될 것 같았다"며 장서한 딸의 미국 유학 뒤 찾아온 우울함을 고백했다. 그는 "딸이 그전에는 (내가) 누군가를 만날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내가 일을 많이 하고 아픈 모습을 보더니 '우리 엄마 옆에도 누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오현경은 절친이자 방송인 이동우와 함께 '불후의 명곡'에서 듀엣 무대를 선보이게 된 사연을 밝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생 사이. 오현경은 "이동우에게 어느 날 전화가 왔다. '내가 얼마 안 있으면 너를 못 보게 될 거 같다'더라. 친한 사람을 한 명 한 명 눈에 담고 싶어했는데 나도 그때 너무 힘들었을 때라 내 아픔만 보였다. '설마'하는 생각에 만남을 미루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오현경은 기사를 통해 이동우가 시력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이동우가 '불후의 명곡' 우정 편에 함께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오현경은 1989년 제33회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다. 평범한 가정이었던 오현경은 상금이 1500만 원이라는 말에 "눈 딱 한 번 감고 수영복 입어보자고 마음먹었다"며 참가 계기를 밝혔다. 박원숙이 "당시 라이벌이 누구였냐"고 묻자 오현경은 "그 유명한 (고)현정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오현경은 미스코리아 진, 고현정은 선으로 선정됐다.
오현경은 "현정이는 후보들 사이에서 이미 소문이 났다. 독보적으로 예뻤다. 분위기가 귀하고 고급스러웠다. 우아하고 자세가 가볍지 않다. (라이벌이었지만) 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제가 눈에 띄게 예뻤다더라. 당시 그 시대 느낌이 아니라 큼직큼직했다고 한다. 그때 미스코리아 역사상 시청률이 50%가 넘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진이 될 줄 알았냐는 물음에는 "8명 안에 들 거라고는 생각했다. 나중에 3명 안에 됐을 때는 뭐든 상관없었다"며 "상금 1500만 원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박원숙이 상금의 실수령액에 대해 궁금해하자 오현경은 "모르겠다. 엄마, 아빠 다 드렸는데 여동생 미술 시키고 고등학교 때부터 모델 일 해서 번 돈을 합쳐서 집을 샀다. 엄마가 저축을 잘 하셨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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