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시윤, 안성기./사진=텐아시아DB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다룬 최초의 극 영화가 탄생했다.

1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탄생'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박흥식 감독과 배우 윤시윤, 윤경호, 이문식, 김강우, 이호원, 송지연, 정유미, 하경, 박지훈, 로빈 데이아나가 참석했다. 혈액암 투병 중인 안성기는 불참했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바다와 육지를 누빈 글로벌 리더 김대건의 3574일의 여정을 담았다.

박흥식 감독은 "'탄생'은 조선 사극인데, 중국 사극이기도 하고 영국 사극, 필리핀 사극이기도 하다. 서울만 빼고 전국 팔도에서 찍었다. CG를 도움을 받아서 과거의 장면을 멋지게 재현하고 있다. 기대해줘도 좋다"고 자신했다.
'탄생' 박흥식 감독./사진=조준원 기자

박 감독은 오늘 함께하지 못한 안성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안성기 선생님은 유진길 역을 맡았다. 캐스팅도 제일 먼저 됐다. 대본을 드렸더니 뭐든지 하겠다고 하셨다"며 "지금 투병 중이신데 우리 영화에서 최선을 다해 임해줬다. 아주 건강한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을 거다. 이후 언론배급시사회에 정도는 참석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을 연기한 윤시윤은 "사계절을 다 그려야했고, 코로나19 떄문에 국내에서 밖에 찍을 수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만큼 다양한 그림이 나온 것 같아 보람된다"고 말했다. 극중 불어, 라틴어, 중국어까지 구사하는 캐릭터는 연기한 윤시윤. 그는 "김대건 신부님을 있는 그대로 그려야 하는데 실제로 남아있는 서신들에 3개 국어가 다 나와있다. 부족하게 외국어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발음 훈련만 한달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이 다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 서사도 있지만, 각각의 마음 속에 있는 신앙들이 순교로서 표현이 된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에너지를 쏟아내줬다. 그에 비하면 나는 참 작은 역할이었다 싶어서 안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탄생' 김강우./사진=조준원 기자

조신철 역의 이문식은 제작보고회 시작과 함께 "난 영화에서 일찍 죽는다"고 깜짝 스포에 웃음을 자아낸다. 정하상 역의 김강우는 "한 겨울에 촬영을 헀는데 사극이라 방한 도구를 땀이 날 정도로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문식은 "추위에도 신분이 있나보다. 난 옷이 얇아서 많이 추웠다. 마부인데 나는 말을 타 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현석문 역의 윤경호 역시 "나도 추웠다"고 거들었다.

김강우는 캐릭터에 대해 "정하상은 시대를 앞서가는 인물이다. 명문 집안의 자제이지만, 카톨릭이라는 신앙 안에서 만인을 평등하게 대한다"고 설명헀다. 최양업 역의 이호원은 뛰어난 라틴어 실력으로 현장을 놀라게 했다고. 그는 "외국어 대사가 많지가 않아서 적은 양을 많이 반복하다 보니 잘 들어준 것 같다. 외국인 정도는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이에 윤시윤은 "극중 점점 실력이 좋아져야 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잘해서 초반에는 라틴어 실력을 일부러 낮추어서 촬영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탄생' 정유미/사진=조준원 기자

즈린 역의 송지연은 "나만 허구의 인물이다. 관객의 입장으로 대본을 봤는데 매 장면이 다 감동적이다. 가슴을 울리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궁녀 박희순으로 분한다. 그는 "난 촬영한 날이 너무 짧았다. 다들 동지애도 쌓이고 했다는데 난 단톡방 참여도 받지 못했다. 함께했는데 혼자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며 "실제 인물이라 연기할 때 마음가짐도 남달랐고, 임팩트 있는 감정들을 담아야해서 집중해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천주교를 믿었기에 어떤 역할이든 참여하고 싶었다. 이 영화가 종교적인 배경이나 색채를 띄긴 하지만, 그걸 넘어선 믿음이나 신념에 대해 고민했던 작품이다. 보는 입장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천주교 종교 영화로만 각인이 되는 것 같은데, 보면 인식이 싹 바뀔거다"라고 자신했다. 윤시윤은 "위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소소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야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대단한 메시지나 깨달음을 드리는 게 아니라 인물 한명 한명을 다 만나보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하경은 "우리 작품은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강조했다.

'탄생'은 오는 11월 30일 개봉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