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이슈를 분석해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이름이 알려진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부의 차이는 크다. 직장인의 몇 달 치 월급이 연예인에겐 1시간 출연료라는 건 장항준 감독을 비롯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말한 사실.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만질 수 없는 돈을 쥐고도 대출 이자에 앓는 소리를 내거나 '빚 타령' 하는 일부 연예인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들의 빚은 생계를 위함이 아니라 집, 부동산, 사업 등을 위한 투자다.
물론 '힘들다'의 기준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입장에선 힘들 순 있다. 하지만 빚도 자산이다.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수십 억 아파트에서 살면서 빚 걱정을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빚'을 방송 콘셉트로 잡고 수익을 창출하면서 '앓는 소리'를 낸다. 그 '앓는 소리'에 근심과 걱정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한의사 한창 씨와 결혼한 방송인 장영란은 한방병원 개원으로 인해 빚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 운영자금으로 22억 원을 빚졌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개원했다"며 "병원이 망하면 집이 넘어간다. 개원한 지 1년 됐는데 1000원도 못 갚았다"고 토로했다.
22억 빚이라면 놀랄 법도 하지만 관심은 없다. 한창, 장영란 부부가 담보로 잡은 목동 아파트는 평수에 따라 매매가 16억~35억이며, 장영란 가족이 거주한다고 알려진 평수는 매매가 26억대에 형성돼 있다.
최근 다자녀 청약으로 한강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을 했다며 자랑했던 정주리도 은행 대출 이자로 인해 빚이 쌓였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강이 보이는 로열층, 43평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소개했던 정주리.
당시 그는 "이 집의 자랑은 거실뷰다. 이 뷰(한강이)가 제일 잘 보이는 곳"이라며 "남편이 이거 하나만 생각하고 여기를 썼다. (청약이) 될 줄 알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은행 빚이 있다며 "기존에 살던 집의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아 보증금을 내지 못했고, 대출을 받았으나 이자가 많다"고 표정을 구겼다.
가수 비도 보이그룹 싸이퍼를 제작하면서 "집 한 채 값을 날렸다"고 투덜댔다. 수 억을 투자한 그룹이라면 혹 할 법도 하지만, K팝 팬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세간에 알려진 비의 부동산 자산만 천 억원이 넘는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꾸준히 있는 비와 김태희 부부는 그간 부동산으로 수백억의 차익을 내왔다. 최근에도 서울 서초동 건물을 1400억에 매각한다고 홍보하면서 화제가 됐었다. 그의 '집 한 채' 마케팅이 통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꾸준한 부동산 이슈에 있다. 대중이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고백하거나 사생활을 털어놓으면 공감을 얻었던 적도 있었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공감지수가 꽤 높은 대중은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은 연예인들의 인생을 안쓰럽게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연예인들의 앓는 소리는 신뢰도 공감도 얻지 못한다.
수 백, 수천만원의 출연료 및 행사비는 이제 기본 정보가 됐다. 이에 더해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까발려지면서 빚 타령을 냉담하게 보기 시작한 것. 배우, 가수할 것 없이 많은 연예인들이 수백억 대에 이르는 빌딩을 은행 대출을 이용해 매입한 뒤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방법으로 재산을 늘려왔다. 연예인은 이름이 곧 담보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보다 쉽게 거액의 대출이 가능하다.
수십 억 대출로도 모자라 법인 명의로 건물을 매입해 세금을 절약하는 꼼수도 부렸다. 이러한 사정들을 뻔히 아는데 연예인들의 빚 토로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생활고와 빚을 셀링 포인트로 삼은 것쯤은 구분할 수 있다. 수준 높은 대중은 연예인들의 죽는 소리가 진짜가 아님을 알고 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