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 '문명특급' 출연 후 예능캐로 부상
'싱포골드', '그로신' 등 예능 출연 늘려가
'돌+아이' 매력 잃고 '공감 요정'으로만 소비 아쉬워
'싱포골드' 시청률도 하락세
한가인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시작은 파격이었다. '신비주의'였던 배우 한가인의 '돌+아이' 면모가 공개되며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알린 것.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는 20년 동안 꼭꼭 숨겨뒀던 비화들도 거침없이 풀어내는 털털한 매력도 뽐냈다. 그러나 예능 출연을 늘려갈수록 한가인만의 매력을 잃어가는 모양새.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성과 시청률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한가인이 신비주의를 벗은 건 지난 1월 '문명 특급'이 시작이었다. 문명 특급은 영상에 앞서 한가인 편에 대해 '시대를 잘못 타고난 돌아이', '은은한 광기가 있다', '배꼽 행방불명 보장' 등의 말로 재미를 예고했다.
사진='문명특급' 영상 캡처.


결과는 기대 이상. 차분하고 조용할 것 같았던 이미지와 달라 그는 털털하고 직설적이고 호탕한 모습으로 남다른 예능감을 뽐냈다. 과거 영상들을 보면서 시종일관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가짜 웃음이었다고 고백하는 것은 물론 '해를 품은 달' 키스신을 회상하며 "답답허네"라는 솔직한 말로 폭소를 안겼다. '우리집 준호'에 대해서는 "아기 키우다가 집 나올 뻔했다"는 아줌마 리액션을 보이기도.

진행자 재재가 한가인에게 "눈에 광기가 서려 있다"고 하자 한가인은 "돌+아이? 돌아이 끼가 좀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숨기고 살았냐고 하지만 숨긴 적은 없다"고 인정하며 폭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해당 영상은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 500만 이상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는 '문명 특급' 전체 동영상 중 TOP10 안에 드는 수치다.
사진제공=SBS


이후 한가인은 SBS '써클하우스'를 시작으로 남편 연정훈이 출연하는 KBS '1박 2일' 게스트로 출연하며 숨겨왔던 입담을 드러냈다. 그는 '써클하우스'에서 연정훈과의 에피소드는 물론 주식 실패, 불행한 유년 시절, 불임설, 유산의 아픔까지 고백하며 방송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에 한가인은 본업 복귀도 잊은 채 예능에 박차를 가했다. SBS '싱포골드',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이하 '그로신) 출연에 이어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JTBC 예능 '손 없는 날'에 MC로도 합류했다.
'싱포골드', '그로신' 포스터./사진제공=SBS,MBN


그러나 신비주의를 벗은 지 9개월, 그의 털털하고 엉뚱한 매력은 없어지고 '공감 여신'이라는 콘셉트만 남았다. 대중이 원한 건 '문명 특급'서 보여준 한가인의 은은한 광기였지만, '싱포골드'서 한가인은 합창 전문가도 아닌 매니저 실장이라는 모호한 역할로서 참가자들의 무대에 대한 소감만 전할 뿐이었다. '그로신'도 마찬가지.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공감하는 모습만 보일 뿐 예능적인 매력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싱포골드' 시청률은 한가인 효과 없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그로신'도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다. 예능에서 한가인의 매력은 얼굴이 아니다. 예능인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문명 특급'에서 보여줬던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