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천 형사가 소개한 두 번째 사건은 2014년 경기도 포천, 악을 쓰듯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에서 시작됐다. 8살 정도 된 아이가 방안에 홀로 있었고, 방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무엇보다 베테랑인 서 형사도 처음 맡아 보는 역한 냄새가 났다. 그 냄새의 진원지는 대형 고무통이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의 정체는 살해 흔적이 남아 있는, 이미 오래돼 백골이 된 사체였다. 사체에서는 젓갈 같은 액체가 쏟아졌고 액체의 정체는 시신 부패액이었다. 즉, 고무통에는 백골 사체와 부패한, 총 두 구의 시체가 존재했다. 서 형사는 아이의 엄마인 이 씨의 남편 박 씨의 행적을 찾았지만, 10년 전부터 생활 반응이 전무했다. 이 씨의 내연남 정 씨 역시 사라진 상황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이 씨가 지목됐다. 도주한 이씨를 잡기 위해 형사들은 또 다른 내연남을 찾았고, 숨어있던 이 씨를 발견했다.
때마침 감식팀으로부터 시신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밀 감식을 통해 일부 피부조직을 발견해 지문 채취에 성공한 것. 감식 결과 두 구의 시신은 남편 박 씨와 내연남 정 씨로 나타났다. 이 씨는 남편은 10년 전, 내연남은 1년 전 고무통에 유기했음을 인정했다. 무엇보다 내연남 정씨의 몸에서 이 씨가 먹던 우울증 약 중 하나인 수면유도제 ‘독시라민’ 성분이 다량 검출되면서 정 씨의 살해 혐의를 인정했지만, 남편 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송은이는 이 씨에게 “악마네, 악마”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검찰은 이 씨에게 남편의 살인죄도 함께 기소했지만, 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내연남 살인죄만 적용했다. 서 형사는 “이씨가 징역 18년 선고를 받았다. 조금만 시간이 있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용감한 형사들2’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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