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가 '장희빈' 이후 19년 만에 사극 드라마로 돌아온다.
7일 tvN 새 '슈륩'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김형식 감독과 배우 김혜수, 김해숙, 최원영, 문상민, 옥자연, 유선호가 참석했다. '슈룹'은 우산을 뜻하는 옛말로,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리는 작품.
김형식 감독은 "조선시대 왕실 교육이라는 것에 대한 상상으로 만들어졌다. 국모이자 왕자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중전이 자식들과 자기 사람을 지켜내는 과정을 통해서 사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의도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슈룹의 의미에 대해 김 감독은 "처음에는 대부분 외래어라고 생각하더라. 슈룹은 우산의 우리말이다. 우산이 그렇듯 자식들에게 닥쳐오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엄마의 사랑이라는 의미"라며 "또 슈룹이 누군가에게는 방패이기도, 누군가에게는 창이기도 하다. 욕망과 사랑이 부딪히는 순간 아이들도 어른들도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사고뭉치 왕자들을 자식으로 둔 조선의 국모, 중전 임화령 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김헤수. 그는 "데뷔 후 첫 연속극이 사극이었다. 그 이후 '장희빈'을 했고, 영화로는 '관상'을 했다. 오랜 만에 '슈룹'으로 사극을 하게 됐다"며 "'슈룹'은 모든 게 신선했다. 조선시대를 지칭하지만, 가상의 인물들로 구성됐고, 정통에 가깝지만 모든 공기가 새로웠다. 캐릭터도 모던하고, 대본이 너무 재밌고, 톤앤 매너가 너무 신선하고, 많은 캐릭터가 너무 생동력 있더라. 이 작품은 처음 봤을 때부터 기대를 가지고 임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엄마는 힘이 세다는 걸 배웠다는 김혜수. 그는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는 비단 중전만이 아니다. 화령의 우산 안에는 대군들이 있지만, 대비의 슈룹 안에는 왕이 있고, 모든 빈의 슈룹이 있다. 각자 다른 슈룹과 그늘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을 썼던 건 화령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아이들을 대할 때, 남편이자 국왕을 대할 때, 위협을 하는 존재인 대비를 대할 때, 나의 분신과 같은 내명부 수하들을 대할 때, 모든 태도가 결국은 화령이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슈룹'이 시청자들에게 또 하나의 인생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자 김혜수는 "내가 그런 감이 없다"라면서 "인생 드라마라는 건 보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본인 거로 가지고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좋은 드라마, 인상적인 드라마로 남을 수 있는 근거는 매우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김해숙은 화령의 시어머니인 대비 조씨를 연기한다. 그는 "아들을 위해 시작됐지만, 결국은 아들을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내비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아들 이호에 캐릭터에 대해 김해숙은 "후궁들과 자식들이 너무 많다. 거기다 우유부단하다. '빨리빨리 결정해야지 왜 우리에게 미루지?' 하는 면이 있지만, 백성들에게는 성군이다"라고 급하게 마무리했다.김혜수, 김해숙은 영화 '도둑들' 이후 10년 만에 재회했다. 김혜수는 "가장 열광한 건 나다. 내가 최대 수혜자다. 김해숙 선생님은 나한테 매우 특별한 어마어마한 배우다. 누구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준비한다. 촬영을 할 때 내 온 몸의 세포가 살아나는 듯한 자극을 준다. 대본 상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는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이걸 선생님이 함으로써 얼마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지는 모두가 보면 공감하실 거다. 김해숙 선배님이 대비를 한다고 했을 때 너무 감사했다. 좋은 배우와 함께 공연한다는 게 큰 동력이 된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에 김해숙은 "몸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도 똑같은 걸 느꼈다. 감독님한테 먼저 중전은 누가 되냐고 물었더니 혼자만 알고 계시라면서 김혜수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내가 박수를 쳤다. 김혜수는 인품이 훌륭한 배우라 좋아했는데, 다시 만나서 연기할 수 있다는 거에 기대를 많이 했다. 둘이 붙는 장면이 많은데 결코 쉽지 않다. 에너지가 없으면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없는데 항상 끝나고 나면 희열이 느껴진다. 배우로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오랜 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영은 국왕 이호로 분한다. 나라의 태평성대를 연 시대의 애민 군주다. 후궁의 아들이라는 콤플렉스가 있지만, 더 노력하는 성군이다. 최원영은 왕 역할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고독함이 상당히 크다. 마음 속에서 생기는 감정이 있고, 어린 정치를 하기 위한 마음, 아들들을 생각하는 마음, 아들로서 어머니를 대하는 마음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애쓴다"며 "임금이기에 가질 수 있는 번민과 고민들이 한 인간과 맞 닿을때 생기는 동요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고 말했다.
옥자연은 대비의 편애를 받는 간택 후궁 수장 황귀연 역을 맡았다. 옥자연은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화령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신선해서 새로운 사극이 나오겠다 싶었다. 또 김해숙 선배님도 너무 만나뵙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문상민은 '건방진 애물단지'로 불리는 둘째 아들 성남대군으로 분한다. 그는 "틀에 박히지 않고, 역동적인 친구다. 차가우면서도 그 속에는 따뜻함과 슬픔을 가지고 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유선호는 비밀을 숨기고 있는 '초절정 꽃미모' 계성대군을 연기한다. 그는 "김혜수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믿기지 않았다. 말이 되는 일인가 생각이 들었고, 정말 많이 배웠다"며 "촬영 당시 걱정했던 장면이 있었는데, 김혜수 선배님과 연기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 나오는 게 있더라. 말로 표현하지 못할 무언가를 많이 깨달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 김 감독과 김해숙은 "배우들의 연기 대결을 보는 재미, 한복과 비녀, 장신구 등 한국의 미를 보는 재미"라고 말했다. 김혜수는 "대비와 중전을 비롯한 많은 빈들, 왕자들과 대군들 등이 등장할 때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시원한 기분이 들 것 같다"고 자신했다. 옥자연은 "여러 장르가 다 있다. 액션, 암투, 로맨스, 정치 등 여러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요청했다.
'슈룹'은 오는 10월 15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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