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과포화 상태에도 여전히 쏟아지는 연애 예능
'핑크라이' 성인 배우 출신 출연 예고, 김희철 "욕 많이 했다"
'핑크라이', '결혼에 진심', '잠만자는사이'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제공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그야말로 '또' 연애 예능이다. '나는 솔로', '돌싱글즈', '환승연애' 등 리얼리티 연애 예능이 인기를 끌자 각 채널과 플랫폼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연애 물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과 화제성을 선점하는 건 원조 연애 예능. 비슷한 콘셉트에 자극적인 소재만 더한 연애 예능은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

이별한 커플이 다시 만나 사랑을 찾아가는 '환승연애', 솔로들이 모여 진실한 사랑을 찾는 '나는 솔로', 돌싱 남녀들의 로맨스를 담은 '돌싱글즈'까지, 비연예인 출연자가 등장하는 예능이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진정성. 실제로 이별한 커플이 재회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결혼까지 하는 사례가 생기며 화제를 모았다. 시즌별로 등장하는 빌런들의 활약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남녀 사이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나는솔로', '돌싱글즈3', '환승연애2'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제공


그러나 유행을 따라 뒤늦게 편성한 리얼리티 연애 예능은 원조의 인기와 달리 싸늘한 반응이다. 올해에만 KBS joy '비밀 남녀', 웨이브 '홀인러브', '썸핑', IHQ '에덴', tvN '각자의 본능대로', 채널S '나대지마 심장아',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2', 티빙 '결혼과 이혼사이', KBS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MBC에브리원 '다시, 첫사랑', MBC드라마넷 '러브마피아2', JTBC '러브인', 쿠팡플레이 '체인 리액션' 등이 방영됐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낸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

'환승연애'를 카피한 '다시, 첫사랑'은 첫사랑의 재회라는 차별점을 내세웠지만, 시청률 0%를 넘지 못한 채 종영했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 놓인 찐친 남녀들의 로맨스를 다룬 '각자의 본능대로' 역시 화려한 비주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최고 시청률 0.8%에 그쳤다. '비밀 남녀'는 비밀을 가진 남녀가 진실한 사랑을 찾는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0.2%라는 굴욕스러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각자의 본능대로', '비밀남녀' 포스터./사진=각 방송사 제공


이런 상황에도 리얼리티 연애 예능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10월 5일 '핑크 라이'를 론칭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찾기 위해 누구에게도 꺼낸 적 없는 단 하나의 거짓말을 선택한 청춘남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성인 배우 출신 출연자가 등장, "외설스러운 메시지들을 계속 받으며 6년간 숨어 살았다"고 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MC로 출연하는 김희철은 "나는 편견 덩어리였다. 욕을 정말 많이 했다. 내가 감정 기복이 이렇게 심한지 몰랐다"며 재미를 예고했다.

그러나 '핑크 라이'가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비밀을 숨긴 남녀라는 설정은 '비밀 남녀'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 비밀의 방 역시 똑같아 기시감까지 들 정도다. 여기에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현저히 적인 디즈니+라는 플랫폼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핑크 라이' 송원석, 이선빈, 김희철, 랄랄. /사진 제공=디즈니+


웨이브 역시 오는 10월 MZ세대의 핑크빛 본능을 담은 연애 리얼리티 '잠만 자는 사이'를 선보인다. 기존 연애 예능에서 주목하지 않는 밤부터 새벽 시간대를 집중적으로 담아내겠다는 것이 목표. JTBC는 무려 100일이라는 기간을 잡아 결혼에 진심인 남녀가 만나 연애를 넘어 결혼을 약속하는 여정을 담는다.

계속되는 실패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연애 예능. 유행을 좇으려는 목적은 이해하나 반복되는 포맷에 대중들의 피로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원조 리얼리티 예능만 굳건한 인기를 얻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터. 방송가의 고민이 더욱 깊어져야 할 시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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