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고딩엄빠2' 방송 조작 논란, "전화하라고 시켜" vs "개입 없었다"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고딩엄빠2' 방송 조작 논란, "전화하라고 시켜" vs "개입 없었다"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MBN 예능 '고딩엄빠2'가 조작 방송 의혹에 휩싸였다. 제작진이 자극적인 방송 연출을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편집 및 조작했다는 출연진의 폭로가 터진 것. 제작진은 개입은 있었으나 조작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출연진의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10대에 부모가 된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겠다던 '고딩엄빠2'가 기획 의도를 잊고 자극적인 그림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조작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방송된 '고딩엄빠2'에 출연한 하리빈은 방송 직후 자신의 SNS에 방송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제작진의 개입과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아무리 방송이라지만 너무하네. 작가들이 옆에서 전화해 보라고 계속 요구했다. 편집으로 과장한 건 이해한다. 방송이니까. 하지만 자의로 전화한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앞서 방송에서 하리빈은 자동차 정비소에 근무 중인 남편에게 과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부재중 전화를 13통이나 남기고, 야근한다는 남편의 말에 가게 사장에게 확인 전화까지 한 것. 하리빈은 우울증과 의부증 진단을 받고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인 상태라고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하리빈은 13통의 부재중 전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13통의 전화는 자신이 아닌 제작진의 번호라는 것. 그는 "남편에게 물어보니 제작진 번호를 내 이름으로 저장해서 13통을 걸었다고 하더라"며 "전화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도 작가들이 전화해보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또 '촬영' 거부 발언을 '육아'에 대한 거부 의사처럼 편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짜깁기와 편집으로 방송이 이상하게 나갔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울면서 남편과 전화했을 때 못하겠다고 다 그만하고 싶다고 한 건 가게에 계신 여자 PD분이 촬영 전 남편에게 '내 불안을 끌어내기 위해 연락 두절 후 술을 마셔보라'고 말씀하신 걸 알고 배신감에 촬영을 못 하겠다고 한 건데 아기 키우는 걸 못 하겠다고 한 것처럼 편집됐다"며 "가게 사장님과 방송 이후 통화했는데 내게 화내는 장면도 작가님의 요구로 따로 찍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본 모습이 아닌 모든 것이 거짓이고 과장된 모습으로 억울하게 욕을 먹으니 이게 맞나 생각이 든다. 분명 처음 취지는 편견을 없앤다고 해서 촬영을 결심했는데 편견만 키운 것 같아 마음이 참 씁쓸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하리빈의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상호 합의로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출연자들의 행동에 대해 제작진이 별도의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다는 것. 제작진은 출연진과 함께 방송 내용을 함께 보면서 내용 수정이 있는지 출연자에게 먼저 확인을 요구했고, 하리빈 역시 녹화하는 과정에서 할머니와 통화한 것이 남편이랑 통화한 것처럼 나왔다며 수정을 요청해 방송에서 제외한 부분이 있었을 뿐 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고 반박했다.이러한 해명에도 하리빈은 또다시 "그럼 전화 13통을 한 건 조작 아닌가? 전화하라고 시킨 것도 별도 요청 아니냐. 할머니한테 레시피 물어보는 것도 남편한테 전화한 거로 나갔잖아. 어이가 없다"며 2차 폭로했고, "연락한다면서 연락도 없고 정신 승리. 돈 많이 버세요"라고 분노를 표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갈등이 폭발한 상황 속 대중들은 출연진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 그도 그럴 것이 '고딩엄빠2'는 최근 수위 높은 사연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도마 위에 올랐다. 중학교 2학년 때 첫 아이를 임신, 둘째 아이는 막달까지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몰라 화장실에서 출산했다고 해 충격을 안긴 사연부터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11년간 성착취 피해를 보고, 고등학생 때 13살 연상의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배 성범죄 의심까지 받았다는 사연까지 매회 자극적인 사연이 송출되며 물의를 빚었다. 게시판에는 끊임없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이 쏟아 졌다.
애초의 기획 의도는 잊은 채 자극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추며 고딩엄빠들에 대한 편견만 더욱 증폭되는 상황에 대중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진 상황. 방송 조작 논란까지 치달은 '고딩엄빠2'의 위기는 제작진이 자초한 결과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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