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배우A 씨를 혼인빙자·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한 오모씨가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오씨는 자신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욕심에 A씨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고 사과했다.
당초 오씨는 21일 오후 3시 용산구 ISB서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공식 입장문을 통해 "그간 보도됐던 모든 정황은 나의 사업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기자회견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오씨는 "평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관심 있던 지인 소개로 A씨를 모 골프장에서 만났다. 50대 나이에 볼 수 없는 완벽한, 만능 엔터테이너임을 직감한 저는 A씨를 섭외해 내가 생각하고 설립을 추진하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영입 제안을 했다. 더불어 물심양면 나름 제 스스로 아낌없이 지원을 했던 것이다. 또한 좋아하던 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1년이 지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길 기대했으나,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업계의 타격은 나에게도 찾아와 경제적 압박은 나날이 커져 갔다. 이에 맞춰 A씨는 신생 회사와는 계약이 불가하든 이유로 우리 회사에 합류 불가를 통보했다. 이는 나에게 너무나 큰 타격이었으며 나로서는 자구책을 마련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혼자 경제적 어려움을 (타파할 방안을) 마련하던 중 A씨 의사와 상관없이 '영입을 위한 지출을 돌려받아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일으키게 될 줄은 몰랐다. 이 모든 상황에 관한 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오씨는 "한 여배우가 일생을 쌓아온 명예를 실추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점 진심으로 A씨와 그의 가족, 지인, 팬들, 기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나의 경솔함과 무책임 모두 인정한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A씨와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며 A씨를 상대로 1억 1160만 원 상당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990년대 영화배우로 데뷔해 최근까지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 오씨에 따르면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그는, 역시 가정이 있는 A씨와 올해 7월까지 2년간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 오씨는 각자 이혼을 하고 결혼하자는 A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금전적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A씨와 재혼을 위해 지난 4월 이혼했으나, A씨는 이혼하지 않았고 지난 7월 일방적으로 이별을 요구했다고 한다. 오씨는 2년간 쓴 돈이 약 4억 원이지만 A씨 본인에게만 사용한 돈으로 한정해 1억 1160만원을 돌려받겠다고 했다.
A씨로 지목 당한 여배우는 2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기도만 하고 종교적인 힘으로 버티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끊임없이 스토킹, 협박으로 돈을 요구했다"며 "돈을 안 주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극심한 마음고생에 2개월간 몸무게가 8kg이나 빠질 정도였다고 한다. 오씨에게 금전적 지원을 받았냐는 물음에는 "사실무근"이라며 "오히려 내가 돈을 빌려줬다" 밝혔다. A씨는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고 진정제, 수면제 등을 복용하며 치료 중이라고 한다. 발신표시 제한으로 수십 차례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일상생활에 차질이 있다고도 했다.
기자회견 취소 소식을 접한 A씨는 "이렇게 사람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고 '미안하다'고 끝내면 나는 어쩌라는 말이냐"며 "예정된 모든 스케줄이 취소됐고 삶에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A씨 소속사는 변호사를 통해서 오씨를 상대로 공갈미수·무고죄·명예훼손·스토킹 처벌법 위반·소송 사기 미수 위반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피가 마르는 느낌이었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A씨의 유명세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려던 오씨는 결과적으로 변죽만 울린 셈이다. 일을 벌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끌고 가게 하려던 심산이었으나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줄행랑을 친 것.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다만 진실 여부와 관계 없이 A씨는 '불륜설' 50대 여배우로 낙인 찍혔다. 남은 건 A씨의 고통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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