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제시 이어 현아, 던의 피네이션 이탈
제작 나선 싸이, 보이그룹 TNX의 주춤

연이은 구설과 해결하지 못한 논란
싸이의 아티스트 관리 및 위기 관리 능력 부족
제시(왼쪽부터), 싸이, 현아 / 사진=인스타그램, 텐아시아DB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노래는 흥했는데 회사는 쇠퇴하고 있다. 싸이가 '댓 댓 (That That (prod. & feat. SUGA of BTS))'을 부르며 총을 쏘는 동안 회사 내부는 균열이 발생했다. 개국공신과 간판 스타가 줄줄이 나갔고 회사는 색을 잃었다. 피네이션 설립 3년 만에 찾아온 위기다.

싸이는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2018년 피네이션을 설립했다. 2019년 1월 설립을 알림과 동시에 제시의 영입 소식을 알렸고, 3일 뒤 현아와 던과 계약했다. 피네이션은 제시와 현아 두 스타만으로 '개성'이라는 정체성을 얻었다.

이후 크러쉬 헤이즈 스윙스 등이 피네이션으로 향했으나 제시와 현아만큼 피네이션의 색을 정리하는 가수는 없었다. 초반의 피네이션은 좋았다. 신인 시절 '엽기 싸이코'로 불렸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기발했던 싸이와 파격 노출과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기 좋아하는 제시와 현아의 조합이 통한 것.

제시는 물 만난 고기였다.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던 제시는 피네이션으로 향한 뒤 음악과 방송 분야에 일이 술술 풀렸다. 자칫 무례한 언행들은 서툰 한국말에 가려져 예능에서 먹혔고, 과한 노출과 몸매 부각 등은 제시만의 매력으로 승화시켰다. 피네이션에서 처음 낸 앨범에서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눈누난나' '어떤X' 'ZOOM' 등이 연이어 히트했다.

현아 역시 싸이가 구세주였다. 던과의 연애로 팬과 큐브엔터테인먼트를 기만해 퇴출당한 현아. 현아는 물론 던까지 받아준 곳이 피네이션이었다. 현아와 던은 피네이션에서 여러 음반을 냈고 커플로 활동하면서 자유롭게 누렸다.

하지만 제시와 현아, 던은 피네이션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떠났겠으나, 피네이션의 얼굴과 다름 없던 소속 가수의 연이은 이탈은 피네이션의 위기다. 크러쉬, 헤이즈 등 소속 가수가 남아있지만 회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없다는 건 치명적이다.

싸이는 이를 대비해 아이돌 제작에 뛰어들었다. SBS와 손잡고 보이그룹 제작기를 담은 '라우드'를 방송하면서 인지도를 얻고자했다. 1회 시청률 9%를 기록할 정도로 호기심을 유발했으나, 특별한 것 없는 서바이벌에 2.7%로 막을 내렸다.

그렇게 데뷔하게 된 TNX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보이그룹은 방탄소년단, NCT, 세븐틴 등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데다 에스파, 아이브등 걸그룹이 점령한 4세대 아이돌판이라 '싸이표 보이그룹'이라는 수식어 밖에 없는 이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싸이는 피네이션의 대표, 제작자로서 고민을 하기 보다 공연에 집중했다. 봄 가뭄 지적과 코로나19 재유행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흠뻑쇼'를 강행하더니 여러 논란의 중심이 됐다. '흠뻑쇼'에 다녀온 뒤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후기는 쏟아졌고 설상사강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사고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여수시는 흠뻑쇼 뒤 일부 시설물이 훼손됐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하기도 했다.

연이은 사건들은 피네이션의 아티스트 및 위기 관리 능력을 돌아보게 한다. 위기관리 능력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 싸이는 자신을 둘러싼 문제를 비롯해 아티스트의 이슈를 해결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강압적 성관계, 음주 등 여러 논란에 휘말렸던 미성년자 래퍼 디아크를 품었다가 음주, 사생활 등 계속된 이슈로 1년 만에 계약을 종료했다.

제작 실패와 관리의 실패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책임의 주체는 피네이션의 '수장'인 싸이다. 단순히 제시와 현아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기'라 표현하는 게 아니다. 싸이는 지난 3년 간 기존 스타 외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지 못했다. 좋은 뉴스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의 후광을 업은 '댓 댓'의 히트 외 싸이가 손에 쥔 건 없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