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훈 "한 몸만 제치며"…아티스트 배려 無
유영현·윤결, 폭행 논란으로 구설
논란 후 사과 반복…대중 인내심 한계


5인조 잔나비가 3명만이 남았다. 끝을 알 수 없는 치킨게임. 스스로 발목을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잔나비는 인디 밴드에서 개성 강한 매력으로 대중 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포스트 송골매', '한국의 비틀즈'를 표방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구설은 이들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다.

잔나비의 리더 최정훈이 무례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최정훈은 지난 6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2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날 "2014년도 펜타포트 슈퍼루키로 시작할 때는 제일 작은 무대의 제일 첫번째 순서였다. 야금야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이어 "고지가 멀지 않았다. 한 놈만 제치면 되는 것 아니냐. 다음 팀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전하고 싶다. 펜타포트는 우리가 접수한다. 여러분 이제 집에 가시라. '컴백홈' 들려드리고 저희는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지나친 자신감과 솔직함이 무례함으로 번졌다. 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미국 밴드 뱀파이어 위켄드. 무대를 준비 중이던 아티스트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또한 최정훈의 발언을 듣고 실제 공연이 종료됐다고 오해해 집에 갔다는 관객도 있다. 최정훈은 이후 입장을 전했지만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과문은 다급한 변명에 불과했다.

잔나비는 5인조로 시작한 인디 밴드다. 이들은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히트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기 가로막은 것은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이슈였다. 2019년 유영현의 학폭을 폭로한 A 씨. A 씨는 유영현이 자기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우는 등 악랄한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유영현은 모든 사실을 인정, 잔나비를 탈퇴했다. 잔나비는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리더 최정훈을 중심으로 다시 안정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다만 논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정훈의 아버지가 문제의 중심이 됐다. 최정훈의 아버지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최정훈은 아버지 사업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뇌물 제공이라는 꼬리표는 또 하나의 족쇄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멤버 윤결의 '여성 폭행'이 잔나비를 흔들었다.

어느 한 피로연 자리. 윤결은 술에 취한 채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무시당하자 여성의 뒤통수를 여러 차례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결은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판결받고, 사실상 그룹에서 퇴출당했다.

잔나비를 향한 시선은 서늘하다. 반복되는 구설과 똑같은 사과. 반성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다. 이미 잔나비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다는 팬들도 다수다. 잔나비의 계속되는 서사. 실수와 오해라 판단하기에 인내심은 한계치에 이르렀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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