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비연예인 아내·사생활 언급 등
출연진 궁지에 몰아 '웃음팔이'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비연예인 아내·사생활 언급 등
출연진 궁지에 몰아 '웃음팔이'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웃음 유발 코드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해당 프로그램은 멤버들 간의 케미가 주요 시청 포인트 중 하나. 하지만, 이런 점을 이용해 멤버 중 한 사람을 공격해 궁지로 몰아가는 식의 '불편한 콘텐츠'를 이어가고 있다.
불편 요소 중 하나는 공격 소재로 가족과 사생활 등이 언급된다는 점이다. 나아가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 의자를 발로 걷어차는 등 과격한 행동도 지적되고 있다. 이는 출연자 간의 '개인적 친분'으로 포장된다.
지난 10일 방송분에선 공격 대상으로 지석진이 지목됐다. 상대팀에게 악플을 보내 'STOP' 표시판을 들게 할 경우 식사권이 주어지는 게임을 진행, 그가 멤버들의 악플을 참아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안경 벗으면 코도 같이 벗겨지나요?", "입 닫고 지갑 열고 당장 나가주세요", "머리 심어주세요", "나가라고", "할아버지 냄새나요", "귓밥 고봉밥", "나잇값 못하는 늙은 여우", "류수정 안 사랑함"
악플 세례에 지석진의 얼굴은 점점 구겨졌다. PD는 지석진에게 "괜찮으시죠?"라고 물었고, 지석진은 "괜찮다"고 답했다. 게스트로 참석한 윤보미 역시 "상처받으실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악플 콘텐츠'는 시각에 따라 악플에 대한 풍자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연예인인 아내 류수정 씨의 이름까지 언급된 점은 풍자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일부 시청자의 의견이다. 이날 지석진은 아내 이름이 언급되자 'STOP'을 선언하며 식사를 포기했다.
지난 1월엔 전소민을 향한 양세찬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에서 두 사람은 어떤 질문에도 '당연하지'라고 대답해야 하는 게임을 진행했다. 양세찬은 전소민에게 "너 아직 그 남자 만나지?"라고 물었고 당황한 전소민은 "누구?"라고 되물으며 고개를 돌렸다.
전소민이 화제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양세찬의 '사생활 공격'은 계속됐다. 그는 "너 '쇼윈도'에서 키스신 할 때 전 남자친구를 떠올렸지?"라고 물었고, 전소민은 말을 잇지 못하며 패배했다. 이날 양세찬은 전소민의 전 연인을 직접 언급했고, 제작진은 이 부분만 양세찬의 입을 편집으로 가렸다.
출연진은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과 룰에 따라 움직인다. 제작진이 상대방의 평정심을 잃게 만들어 승리하는 '당연하지', '악플 보내기' 등의 게임을 제시하면, 절친한 사이기 때문에 다소 과한 표현들이 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제작 의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작진은 출연자와 시청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포지션. SBS 간판 예능프로그램이라는 명성이 조금씩 흔들리는 분위기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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