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룬파이브 공식 홈페이지


미국 유명 팝밴드 마룬파이브(Maroon 5)가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을 사용해 논란에 휘말렸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어 국내 팬들은 더욱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마룬파이브 측에 직접 항의 메일을 보내며 욱일기 문양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마룬파이브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월드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오는 11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하는 공연도 포함되어 있다. 2019년 2월 정규 6집 '레드 필 블루스' 발매 기념 공연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문제가 된 건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햇살이 퍼져나가는 포스터 디자인이다. 욱일기를 떠올리게 하는 것.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온 국내 팬들의 설렘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네티즌들은 "내한 공연오는 데 욱일기는 왜 쓰는 거냐", "대놓고 욱일기 썼네.이건 아니지", "그냥 내한 안 오는 게 나을 듯", "좋아했는데 실망이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판했다.

이에 서경덕 교수는 5일 마룬파이브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마룬파이브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 일본의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욱일기 관련 영어 영상을 함께 첨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욱일기가 나오는 장면을 하루빨리 삭제, 혹은 교체하여 아시아 팬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주지 않길 바란다'고 강력히 요청했다"며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에도 욱일기가 등장해 항의했던 것처럼, 우리가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항의로 욱일기 퇴출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룬파이브


마룬파이브의 '욱일기' 관련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2년 발표한 '원 모어 나잇' 뮤직비디오에 욱일기가 걸린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화제가 됐다.

또한 2019년 영국의 가수 존 레논의 아들 션 레논이 욱일기 사용을 비판하는 한국 누리꾼들을 "아시아 나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역사 교육을 못 받은 인종차별주의자 같다"라며 조롱하는 글을 올렸을 때 마룬파이브의 멤버 제스 카마이클은 이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았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일본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나가는 햇살을 형상화 한 것으로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할 때 군기로 내걸었다. 그동안 욱일기와 비슷한 문양의 디자인 의상을 입어 사과를 한 연예인도 여럿 있다.

마룬파이브는 빌보드 1위, 그래미 최우수 팝 그룹상을 거머쥔 많은 팬을 보유한 그룹이다. 국내에서도 내한 콘서트를 무려 5번 이상 개최할 만큼 인기가 상당하다. 마룬파이브가 어떤 의도로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포스터를 올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태도가 아쉽다. 해당 논란에 마룬파이브는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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