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넷추리》
TV드라마서 늘어난 과도한 19금 장면 '눈살'
'이브' 서예지의 고수위 노출→작품 향한 반감
표현 자유 존중 받아야 하나 TV 매체 특성 고려해야
TV드라마서 늘어난 과도한 19금 장면 '눈살'
'이브' 서예지의 고수위 노출→작품 향한 반감
표현 자유 존중 받아야 하나 TV 매체 특성 고려해야
《김지원의 넷추리》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노출 수위만 잔뜩 높인 무의미한 장면들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 오히려 피로감을 안긴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19금 로맨스 콘텐츠들이 TV드라마에서도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19금 장면들이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이브'는 파격적 고수위' 장면들이 시청자들을 더 이탈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한 tvN '이브'는 '전 연인 가스라이팅, 학력 위조, 학교 폭력 논란'의 서예지 복귀작으로 방영도 전부터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브'는 1회, 2회가 19금 관람가로 편성됐다. 해당 방송에서는 이라엘(서예지 분)이 13년간 준비한 복수를 시작하려는 모습이 그려졌다. 1회에서는 이라엘이 복수 상대 중 하나인 강윤겸(박병은 분)의 관심을 끌기 위해 파티 도중 여성휴게소로 유인해 남편과 정사를 나누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줬다. 2회에서는 강윤겸이 이라엘을 떠올리며 5년 만에 아내와 강압에 가까운 잠자리를 가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15일 방송된 5회에서는 "오라면 오고 말라면 마라. 주인 기다리는 개처럼", "날 원하면 당신이 기어 들어와라. 주인은 내가 되겠다. 당신이 아니고"라는 시청자들마저 민망해지는 대사도 등장했다. 강윤겸과 이라엘이 함께 욕조에 들어가 키스를 나누고 동침하는 모습도 그려졌다.이야기 흐름 상 필요한 19금 장면들은 몰입도를 높이지만, 과도하게 선정적이고 적나라한 장면들은 눈살만 찌푸리게 한다. 완성도를 높이는 19금이 아닌 반감을 가지게 하는 역효과가 나는 것. 안방극장이라도 표현되는 TV뿐만 아니라 OTT인 온라인을 통해서도 현재 방영 중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표현의 자유를 높이고 19금 장면에 대한 제약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TV 콘텐츠의 경우 수신 능력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며 만들어져야 한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19금'은 작품을 일개 외설물로 전락시킨다. 19금 장면들로 화제와 논란이 됐던 작품들을 살펴봤다. '이브'(2022) | 티빙
'이브'는 아버지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후 13년간 설계해온 복수를 이행해 나가는 여자의 이야기. 지난 1일 tvN에서 첫 방송을 시작해 총 16부작 중 6회까지 방영된 작품이다.방영 전에는 가스라이팅, 학력 위조, 학교 폭력 의혹이 있는 서예지가 주연이라는 점으로 논란이 됐지만, 방영 후에는 즐비한 19금 장면들로 논란이 일고 있다. 남편, 불륜남 가리지 않는 적나라한 정사신뿐만 아니라 정서적 가학 행위까지 연상케 하는 발언들이 충격을 안긴다. '알고있지만'(2021) | 넷플릭스, 티빙
'알고있지만'은 사랑을 믿진 못하지만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 분)와 연애는 성가시지만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 분)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원작인 동명의 웹툰은 2030 청춘 로맨스를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풀어내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알고있지만'은 2회부터 19세 시청 등급을 걸고 과감한 장면들을 선보였다. 사귀지 않지만 숱한 밤을 함께 보내는 유나비(한소희 분), 박재언(송강 분)의 파격 베드신부터 대학생들의 성적인 발언들까지 스스럼없이 등장한다. 남자가 여자친구의 알몸 자세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여자는 그걸 보고 수치심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하룻밤 잠자리 상대를 찾기 위해 소개팅 앱을 찾아보는 인물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유나비와 박재언의 베드신. 하지만 이는 실제가 아닌 유나비의 꿈이었단 사실로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했다. '어그로'를 끌기 위한 19금 편성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부부의 세계'(2020) | 넷플릭스, 티빙, 왓챠
'부부의 세계'는 BBC 화제작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고,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부부의 세계'에서는 1회부터 6회까지만 19세 시청등급을, 이후 방송되는 7회부터 최종회까지는 15세 시청등급을 예고했다가 9회부터 16화까지 최종적으로 19세 시청등급을 택했다. 16부작 중 14부가 19세 이상 관람가로 방송된 것은 이례적인 일.
'부부의 세계'는 남편의 외도로 인해 파국을 맞는 가정을 그리며, 정사신, 폭행신 등 높은 수위의 자극적 장면들이 등장했다. 시청자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고수위 장면들을 통해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 변화와 갈등에 대해 더욱 세밀하게 그려내 호평 받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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