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작곡가인 유희열이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인정과 사과가 이어졌고, 빠른 대처에 많은 이들이 그를 용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울대 작곡과 출신 뮤지션으로 이름을 그의 이미지에 흠집이 난 건 분명하다.
유희열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에 한 곡씩 피아노 소품을 발표하는 '유희열의 생활음악' 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는 일상 속 배경 음악처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였다.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요일 오후', '아주 사적인 밤', '저녁 약속' 등 총 8곡과 연주용 악보집이 담긴 LP를 이달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저작권 관련 문제로 연기되었다.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
유희열은 지난 14일 소속사 안테나 SNS에 "6월 14일 화요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Ryuichi Sakamoto의 ‘Aqua’가 유사하다는 한 분의 제보가 있었다"며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되었다"라고 표절을 인정했다.이어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되었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류이치 사카모토와 팬들에게는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며 "저 또한 오랜 팬의 입장에서 현재 사카모토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고"고 전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한 영화음악의 거장이다. 또 그는 골든글로브상, 그래미어워드, 아카데미 음악상을 거머쥐었다.다만 유희열은 "유튜브 댓글로 몇 주 전 유사성을 말씀해 주셨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내용은 오해가 발생한 점 말씀드리고 너른 이해를 구해봅니다. 그리고 제보를 통해 더 큰 오점을 남기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표절 논란은 유희열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그는 JTBC '슈가맨', '싱어게인', '슈퍼밴드' 등 많은 '음악' 예능의 진행자,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자신의 음악적 지식을 드러내 왔다. 그가 사랑받는 데에는 재치 있는 입담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 '공원에서', '세 사람' 등 히트곡 등을 만든 뛰어난 작곡 실력이 뒷받침되어 있다.
특히 유희열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뮤직 토크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진행하고 있다. 매주 아이돌부터 비교적 덜 알려진 인디씬의 아티스트들까지 다양한 가수들을 소개한다. 이는 유희열이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하지만 표절 의혹 하루 만에 빠른 인정을 한데에 이어 깔끔한 사과문까지 올린 유희열. 실망한 그의 팬들의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유희열의 입장글을 본 네티즌들은 "이렇게 미리 공지 올려주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란 거 알아요",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고 잘 대처하시려는 모습이 팬으로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정하는 태도 역시 갓 희열" 등의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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