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민경./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주민경이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밝혔다.

주민경이 31일 텐아시아 인터뷰룸을 찾아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6일 종영한 '그린마더스클럽'은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린 작품. 극 중 주민경은 똑똑한 딸 수인(박예린 분)을 위해 무리하게 상위동에 들어선 알파맘으로, 엄마들 가운데 유일하게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박윤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주민경은 "촬영이 끝난지는 한달 정도 됐다. 당시에는 일이 끝났으니 좋았는데 방송 마지막회를 보니 서운하기도 하고 먹먹하기도 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딸 역할을 맡았던 박예린(수인 역)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에 먹먹함을 느낀다는 주민경은 "수인이가 현장에서 비타민 같은 친구였다. 촬영이 많아져서 분위기가 쳐질때도 수인이만 오면 분위기가 살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요원, 추자현, 장혜진과 다르게 미혼인 주민경은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걱정도 있었다. 그는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고민보다 보는 분들이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제일 큰 걱정이었다. 미혼이고 아이가 없다보니 가짜처럼 안 보였으면 했다"며 "수인이가 어느 성인 연기자보다 집중력이 더 강하다. 그래서 수인이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끌려들어갔다"고 말했다.

"살을 불이기보다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윤주를 입을 때 대본을 제대로, 촘촘하게 보려고 노력했죠."

주민경 캐릭터에 대한 첫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는 "처음 4부까지 대본을 받았는데, 현실에서 이런 캐릭터를 만나면 너무 싫겠더라. 윤주만의 아픔이나 남편과의 사건들도 보여지기 전이니까"라며 "앞에서는 욕하고 뒤에서는 딴 이야기 하는 모습이 이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그린마더스클럽'을 선택한 이유는 도전이었다. 주민경은 "처음 해보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일 것 같다. 욕먹는 역할이라 하고 싶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왔다갔다하고 욕 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너무 답답하고 왜 이런 선택을 할까 생각했는데, 윤주의 입장에서는 이해가는 부분이 있었기에 연민을 찾으려 했다"며 "나와 윤주는 불의를 못 참는 느낌이 비슷하다. 정의의 사도처럼 머리 끄댕이를 잡지는 못하지만, 나 역시 꿈틀은 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단발 '뽀글머리'는 윤주의 캐릭터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위한 감독님의 요구사항이었다. 의상은 윤주가 돈이 많은 캐릭터가 아니라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의 노력으로 완성됐다고. 원색적인 색깔에 카라가 넓고 프릴이 달려있는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주민경만이 살린 디테일도 있었다. 그가 학부모 모임 때마다 들고 다니는 빨간색 명품백이다. 그는 "처음 대본을 보자마자 아이디어가 떠올라 미팅때 말씀 드렸다. 혼수로 해온 것 같은, 일생의 하나뿐인 명품백을 가보처럼 두르고 모임마다 가져가는 게 어떠냐고. 윤주가 악세사리를 하지 않는데, 발찌 하나만 유일하게 한다. 카메라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나만의 작은 디테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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