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사진제공=CJ ENM


2019년 5월 25일. 3년 전 오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 기운을 받아 '칸의 남자'로 불리는 박찬욱 감독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될까.

지난 23일(현지 시각)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박찬욱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헤어질 결심'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박찬욱 감독은 주연 배우인 탕웨이, 박해일과 함께 '헤어질 결심' 프리미어 상영에 참석했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기립박수와 환호가 8분 간 지속됐다. 특히 외신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가디언지는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누아르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너무나도 히치콕다웠다"고 평했다. 이어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매혹적이고 독선적인 네오 누아르로 올해 경쟁 부문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고 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사진제공=CJ ENM


또한 버라이어티는 "러브 신 하나 없이 섹시하고 에로틱한 영화다. 고전과 현대적인 톤이 잘 섞인 작품"이라고 했다. 퍼스트쇼잉닷넷은 "'헤어질 결심'은 '올드보이' 이후 박찬욱 최고의 작품", 할리우드 리포터는 "'헤어질 결심'은 2022년 칸 경쟁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작품 중 하나", 뉴욕타임스는 "박찬욱 감독은 절정에 오른 느낌"이라고 호평했다.'헤어질 결심'은 각국 평론가들이 참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작에 점수를 매기는 스크린 데일리 평가표에서도 3.2점을 받았다. 해당 점수는 지금까지 공개된 경쟁 부문 초청작 12개 중 가장 높은 평점이다. '헤어질 결심'은 유일하게 스크린 데일리 평가에서 평균 3점대를 받았다. 현재 9편의 경쟁작 공개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칸의 남자' 박찬욱 감독이 다시 한번 칸을 사로잡은 건 변함없는 사실.

박찬욱 감독에게는 이번 칸 방문이 네 번째다. 앞서 제57회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 제62회 심사위원상 '박쥐', 제69회 경쟁 부문 초청작 '아가씨'에 이어 '헤어질 결심'까지. 또한 박찬욱 감독은 홍상수 감독과 함께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최다 초청 타이기록을 세웠다.

박해일, 박찬욱 감독, 탕웨이(왼쪽부터) /사진제공=CJ ENM
특히 2019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된 한국 감독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일까 '헤어질 결심'은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돼 글로벌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종전 한국 영화 최다 판매 기록은 '기생충'(205개국)이 갖고 있다.

배급사 CJ ENM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이 한창이었던 재작년부터 꾸준히 해외 세일즈가 이뤄졌다고. 이번 칸국제영화제 전후로 극장 개봉이 가능한 대다수의 나라를 커버할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CJ ENM은 "'헤어질 결심'의 경우 박찬욱 감독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높아진 K-무비의 위상에 따른 시너지가 더해지며 CJ ENM이 해외 세일즈를 진행한 영화 가운데 최고 수준의 금액으로 판매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칸국제영화제 폐막식 날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주인공이 가려진다. 과연 '칸의 남자' 박찬욱 감독은 봉준호 감독에 이어 황금 종려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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