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배우 류해준이 입체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에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9회에서 류해준은 무뚝뚝한 제주 태생의 트럭 만물상 ‘이동석(이병헌 분)’의 어린 시절을 맡아 열연했다.
이동석은 트럭 하나에 의지해 섬들을 오가며 장사를 하고 잠도 트럭에서 자는 인물. 날 때부터 거칠었던 것 같은 그의 투박한 인생 뒤에는 복잡다단한 가정 내의 사건들과 첫사랑 민선아(신민아 분 / 김아송 분)와의 관계가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동석의 숨겨진 과거 이야기들이 공개됐다. 열일곱 살의 이동석은 매일 같이 퍼부어지는 이복형제들의 폭력과 가족들의 차가운 무관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 폭력에도 맞서지 않고 그저 곪아가는 상처를 속으로만 삼킬 뿐이었다. 그런 이동석을 웃음 짓게 하는 유일한 존재는 민선아였다. 이동석의 사랑은 무심한 듯 다정했다. 비를 맞는 민선아를 위해 오토바이로 기꺼이 집을 바래다줬고, 가족 일로 지쳐서 자신을 찾아온 그에게 머물 곳을 내어주었다. 이렇듯 힘든 상황 속에서 민선아를 지켜주는 그만의 사랑법은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온기를 불어넣었다.
민선아를 향한 사랑은 이동석을 웃게 할 수도 있었지만, 울게 할 수도 있었다. 어떤 일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던 그가 폭발한 것 역시 민선아 때문이었다. 민선아가 자신의 친한 친구와 관계를 가졌다고 착각한 이동석은 주먹을 휘둘렀고, 이를 제지하는 이복형제들에게도 거침없이 폭주했다. 늘 자신의 곁에 섰던 민선아의 “깡패가 사람 죽여요”라는 신고 전화는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꾹꾹 눌러 담았던 감정이 터져나온 듯 폭주하는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슬픔, 오기가 어려있었다.
류해준은 세밀한 연기로 어린 시절의 ‘이동석’을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깊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소년의 얼굴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보이는 겉모습 뒤 따뜻함, 그리고 묵혀두었던 감정이 폭발하기까지의 다면적인 면모를 촘촘하게 그려냈다. 복잡다단한 감정을 좇으며 이동석의 굴곡진 서사에 힘을 더한 류해준의 연기는 완벽 그 이상이었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확실한 존재감으로 실력파 신예의 면모를 입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과거 이동석의 서사는 현재의 이야기와도 맞물리는 중요한 포인트인 만큼, 류해준의 빈틈없는 활약이 극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한편 최근 하이스토리 디앤씨와의 전속 계약을 알리며 본격 행보를 시작한 류해준은 tvN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의 ‘바벨신드롬’을 통해 다시 한번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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