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놀면 뭐하니' WSG워너비 오디션, 제 식구 밀어주기 '여전'
'놀면 뭐하니' 포스터./사진제공=MBC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오디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정성'이다. 그러나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WSG워너비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제 식구 챙기기에 몰두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자아내고 있다. 미주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보고 무조건 '합격'을 외치고, 신봉선이 탈락하자 '프리패스'라는 없던 룰까지 만들어 부활시킬 조짐을 보이는 것. 쟁쟁한 실력자들도 탈락 혹은 보류인 상황 속 멤버들 밀어주기식 행보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미주와 신봉선의 WSG워너비 오디션 참가는 예정되어 있었다. 앞서 유팔봉(유재석)이 오디션 참가자를 모집하며 가장 먼저 미주와 신봉선을 찾아 초대장을 건넸기 때문. 당시 유재석은 "우리는 조건이 없다. 오로지 목소리만 본다. 꾀꼬리건 두꺼비건 상관없다"라며 참가해도 떨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아이돌 러블리즈 출신이지만 보컬로서 주목받지 못했던 미주와 청아한 목소리로 반전 실력을 드러냈던 신봉선에게는 좋은 기회였을 터. 이에 이들이 블라인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합격을 거머쥐고 WSG워너비에 합류할 수 있을지 역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그러나 과정은 실망스러웠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2차 블라인드 오디션이 펼쳐진 가운데, 미주로 추정되는 '공효진'과 신봉선임이 밝혀진 '스칼렛 요한슨'이 참가했다.이날 첫 번째로 무대에 선 '공효진'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선곡, 청아한 목소리로 고음까지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그러나 빠른 템포의 걸그룹 단체 곡을 혼자 소화해야 하는 노래로 인해 가쁜 호흡 처리는 숨기지 못했다. 훌륭한 무대였지만, 다소 아쉬움도 느껴졌다.

심사위원들은 '공효진'의 목소리를 듣고 단번에 그가 미주임을 눈치챘다. 유재석은 "이 목소리 알겠다"라고 말했고, 하하는 "미주가 칼을 갈았다"며 칭찬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정준하는 "미주는 탈락을 줄 수가 없다. 이번 기회에 안테나에서 뺏어오자"며 WSG워너비에 합류시킬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반면 '스칼렛 요한슨'은 유재석과 콴무진(하하, 정준하)의 선택받지 못해 탈락했다. 유일하게 합격을 외친 건 엘레나 킴(김숙)으로, 그는 목소리의 정체가 신봉선임을 단번에 눈치채고 "내가 아는 보석 중의 보석이다. 가창력이 뛰어나고 화합을 할 줄 안다. 그룹에서 꼭 필요한 분"이라며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신봉선이 탈락하자 아쉬움을 토로한 김숙은 결국 유재석, 정준하, 하하와 만나 "신봉선 왜 떨어트렸냐. 걸그룹에는 신봉선같이 개성 있고 화합할 수 있는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프리패스'를 가지자고 제안했다. 마지막 회의에서 탈락한 사람 중 한 명을 올리자는 것. 결국 이들은 복불복으로 한 팀만 프리패스권을 가져가는 거로 합의를 봤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공효진' 참가자가 미주라고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멤버들은 물론 대중들 역시 미주라는 의견이 다수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주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참가자도 불합격을 받아 보류인 상황에서 '이미주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생겨난 '프리패스'는 신봉선을 위해 쓰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 역시 높아졌다.

심사위원들의 강력 추천을 받는 미주와 신봉선. 이들이 최종 오디션까지 합격해 WSG워너비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가려져 있던 보컬 실력을 뽐내겠다는 열정은 편애 속에 빛을 잃었다. 공정한 오디션을 만들어야 할 '놀면 뭐하니' 역시 제 식구 챙기기에 빠져 새 얼굴 찾겠다던 취지를 퇴색시켰다. '놀면 뭐하니' 멤버들로 구성된 판에 실력자 몇 명을 끼워 넣는 그림으로는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