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가인./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신비주의'를 고수한 대표 여배우 중 한 명이던 한가인이 20년 동안 꼭꼭 숨겨뒀던 비화를 작정한 듯 까발리고 있다. '3대 도둑'으로 불린 남편 연정훈과 얽힌 에피소드부터 '유산' 고백까지 거침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헤쳤다.

한가인은 지난 14일 방송된 SBS 예능 '써클 하우스'에서 "마음속에 항상 아이를 품고 다니는 '캥거루 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산에 이어 시험관 시술까지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가인은 "제 삶의 95%는 아기들 위주로 흘러간다"라며 "그렇게 된 이유가 있다. 제가 10년 정도 아이를 안 갖다가 (갖기로) 결심하자마자 임신에 성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가인은 "8~ 9주쯤 됐을 때 아기 심장이 안 뛰면서, 아이를 잃어버리게 됐다. 이후 시험관 시술로 첫째를 임신했을 땐 발걸음조차 조심스러웠다"며 "혹시 (아이가) 잘못될까 봐 40주 내내 집에 있었다. 그런 과정을 겪었기에 더욱더 아이들이 소중하고 보물 같다"고 털어놨다.한가인은 2005년, 데뷔 3년 만에 배우 연정훈과 결혼했다. 24살 때였다. 이후 9년 만에 첫 임신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한 달 뒤 유산 소식이 보도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한가인은 결혼 11년 만인 2016년 4월 딸 재희 양을 출산했고, 2019년 둘째 재우 군을 낳았다.

이처럼 유산부터 출산까지, 이미 연예 뉴스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지만 한가인이 자기 입으로 속사정을 제대로 털어놓은 건 데뷔 20년 만에 처음이다.그도 그럴 것이 한가인은 데뷔 때부터 연예계를 대표하는 미인 중 한 명으로 불렸다. 그와 결혼한 연정훈을 '도둑'이라 칭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가인은 데뷔 초기부터 드라마, CF 등을 휩쓸며 인기를 끌었다. 결혼 이후에도 꾸준하게 작품 활동했지만, 예능 프로그램 등엔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배우 연정훈과의 부부 생활 등 사생활 전반이 베일에 가려 있었다.
'써클 하우스' 한가인./ 사진제공=SBS

그런데 작정이라도 한 걸까. 한가인은 올해 방송을 시작한 '써클 하우스' MC를 맡은 이후, 자신의 사생활을 거침없이 까발리고 있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예능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던 그가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 것부터, 그간 걸어왔던 행보와는 달랐다.더군다나 '써클 하우스'는 '대국민 상담 프로젝트'를 콘셉트로 한 토크 프로그램으로, 한가인이 적재적소에 자신의 경험담을 대입해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야 했다. 그렇게 한가인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드러난 것이다.

한가인은 결혼 전날 연정훈이 지인과 늦은 시간까지 시간을 보낸 사실에 분노해 파혼을 선언한 사연부터 지난해 주식에 투자했다가 마이너스가 된 일까지 사생활을 거침없이 까발렸다.

'써클 하우스'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연정훈이 고정 출연 중인 KBS2 '1박 2일'에 게스트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결혼 이후 처음으로 연정훈과 버라이어티쇼에 동반 출연해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한가인은 ""오빠가 저랑 성격이 180도 다르다. 저는 급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데 반면, 오빠는 차분하고 잔잔하다"라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도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오랜 기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부부의 투 샷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데뷔 때부터 청순가련한 이미지가 강했던 한가인이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한가인이 거침없이 욕을 하고, 성질을 부리는 모습에 일부 남성 관객들은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이용주 감독은 당시 "대중들이 몰랐던 평소 한가인의 실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한가인은 예능을 통해 자신의 실체를 거침없이 까발리고 있다. 데뷔 20년 만에 한가인은 솔직하고 털털하고 엉뚱한 매력을 발산, 스스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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