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맞선' 김민규 종영 인터뷰
"내 목소리 만족 못해, 거북하지 않나 싶기도"
"안경 키스 대본에 없던 장면, SNS 팔로워 150만명 늘어"
"롤모델=정해인, 남자가 봐도 멋있는 사람"
"내 목소리 만족 못해, 거북하지 않나 싶기도"
"안경 키스 대본에 없던 장면, SNS 팔로워 150만명 늘어"
"롤모델=정해인, 남자가 봐도 멋있는 사람"
“체중을 15kg 찌웠어요. 식단 관리도 많이 했죠. 소고기만 종일 여섯 끼씩 먹기도 하고, 상의 탈의 장면을 앞둔 기간에는 닭가슴살 1kg씩 먹으면서 체중을 증량했습니다. 그 후 다이어트를 통해 몸의 선을 만드는 작업도 거쳤죠. 연하남 이미지에서 남자답고 섹시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싶었거든요.”
배우 김민규가 SBS 월화드라마 '사내 맞선'에서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위해 75kg까지 벌크업 해 몸을 만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김민규를 만났다. '사내 맞선'은 얼굴 천재 능력남 CEO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의 스릴 가득 퇴사 방지 오피스 로맨스물.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김민규는 극 중 강태무(안효섭 분)의 비서 실장 차성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5일 종영한 '사내 맞선'은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전 세계 4위,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 2주 연속 시청 시간 1위 등을 기록하며 OTT에서도 큰 사랑 받았다.
이에 김민규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노력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작품이 주는 편안함과 코믹인 부분이 '사내 맞선'의 큰 무기인 것 같다. 사내 연애가 배경이다 보니 공감 형성도 높지 않았나 싶다. 한국인이 줄 수 있는 코믹인 부분들이 해외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다"고 인기 비결에 대해 말했다.
개인적으로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그는 "실감은 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반응은 SNS 팔로워 수가 늘었다는 것"이라며 '사내 맞선' 이후 150만 명이 늘었다고 밝혔다.원작을 보고 싱크로율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김민규. 그는 "이걸 드라마로 어떻게 만들지 싶었다. 남자 캐릭터들이 몸도 좋고, 너무 완벽했다"라며 "실체화하면서 싱크로율은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은 10점 만점에 7~8점 정도라고 생각해요. 너무 완벽한 친구라서요. 하하."
차성훈 캐릭터와 닮은 점을 묻자 김민규는 "좋아하는 사람을 잘 챙겨주려고 하는 모습은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다. 가장 비슷한 건 집 정리를 안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김민규 역시 사랑에서는 직진 스타일이라고.
김민규는 설인아(진영서 역)와의 키스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일명 '안경 키스'로 불리며 SNS를 강타한 것. 그는 "촬영 당시에는 이렇게 화제가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SNS 피드에 안경으로 한 획을 그은 남자라는 반응을 보면 기분이 좋다. 지인들한테도 연락이 많이 온다. 안경남 잘 보고 있다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게 피부로 와 닿더라"고 말했다.
'안경 키스'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민규는 "키스하는데 안경이 굉장히 불편했다. 내가 벗으면 어색할 것 같고, 영서가 벗기는 것도 불편할 것 같은데 안경 쓰고는 키스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내가 벗어보겠다고 했다"라며 "안경을 벗는 모습이 섹시해 보이려는 행위로 보일 수 있는데, 전혀 계산에 없었던 거였다. 대본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영서와의 러브라인은 강태무와 신하리(김세정 분)의 메인 로맨스만큼이나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김민규는 "태무, 하리의 연애가 풋풋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우니 우리는 섹시하고 어른스러운 연애를 보여주자고 생각했고, 그게 잘 보인 것 같다. 무엇보다 설인아 씨가 영서 캐릭터와 너무 찰떡이었다"고 말했다. 설인아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너무 좋았다. 그랬기에 이런 케미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코믹한 캐릭터들 사이서 유일하게 진지함을 잃지 않았던 캐릭터인 만큼 개그 욕심에 대해 아쉬움은 없었을까. "중심을 잘 잡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죠. 오히려 목석같은 사람이 한 번 웃길 때 크게 와닿는다고 생각했어요. 가끔 유쾌함을 줄 때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이 오버하며 차별성을 두려고 했습니다."
김민규는 전작 JTBC '설강화'에서는 남파 공작 주격찬 역을 맡아 '사내 맞선'과는 상반된 날카로운 이미지를 보인 바 있다. 그는 "강하고 악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처음 도전한 거라 힘들었고, 선배님들이 많이 나와서 정신 바짝 차리고 했다"며 "캐릭터를 실체화하는 데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악해 보이려고 하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 나갔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롤모델로 '설강화'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정해인을 꼽았다. 그는 "정해인 형이 6살 더 많은데, 남자가 봐도 사람으로 봐도 배울 게 많다. 저런 배우가 되어야지 하는 형이다. 어떤 역할로든 다시 만나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배우로서 자신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김민규는 "엄청나게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얼굴이라 악한 역도, 선한 역도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얼굴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게 나의 장점이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일명 중저음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많은 여심을 사로잡은 김민규. 그러나 막상 본인은 자신의 목소리에 100%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만족하는 부분도 있고,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목소리는 꾸준히 발성 쪽으로 노력하고 연구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 할 때는 편안하게 할 수 있는데, 소리를 지를 때 목소리가 듣기 거북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올해 마지막 20대를 보내는 김민규. 30대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냐고 묻자 그는 "두려움보다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같은 것을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 그게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20대 초반과 비교하면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 그는 "얼굴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고, 생각들도 많이 바뀌고. 세상을 보는 시점도 바뀐 것 같다.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어렸을 때는 외적인 모습이 멋있어지고 싶었는데, 지금은 사람 자체가 멋있어지고 싶다. 깊이가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관점이 달라진 것 같다"라며 "21살부터 나이 먹는 게 싫었다. 20대 후반이라는 게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사내 맞선'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작품이고, 출연작 중 시청률이 가장 높은 작품입니다. 30대를 앞둔 제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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