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 결혼과 함께 사라진 '짠내 캐릭터'
"배려 부족했다"지만, '입덕' 계기 사라진 셈
'사랑꾼'으로 새롭게 도약하나
"배려 부족했다"지만, '입덕' 계기 사라진 셈
'사랑꾼'으로 새롭게 도약하나
트로트 가수 박군에게 행복과 동시에 위기가 찾아왔다. '짠한 총각' 이미지로 많은 누나 팬들의 특급 케어를 받던 그가 결혼을 발표한 이후부터다. 그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 과정에서 배려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일부 팬덤이 등을 돌려버린 것.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박군 갤러리 측은 갤러리 폐쇄 신청을 하고 나섰다. 그간 갤러리를 관리해온 매니저는 지난 16일 폐쇄 신청과 더불어 작성했던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폐쇄 신청 사유는 '관리 불가'.
급기야 팬카페 회원 또한 수백 명이 줄어들었다. 일부 팬들은 그의 생일 선물을 환불하는가 하면, 선물을 하기 위해 모은 돈을 전부 기부하기도 했다.등 돌린 팬들은 박군의 배려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을 통해 열애와 결혼을 발표한 그를 두고 팬들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박군은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가족님들께 제일 먼저 좋은 소식 전해 드리려고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열애설 기사가 먼저 났다"며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어서 팬 카페에 글을 바로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서운함을 느끼셨을 가족님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그의 사과문에도 한번 등 돌린 팬심을 돌리기란 쉽지 않다. 일각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행복을 빌어주지 못한다면 진정한 팬이 아니라는 쓴소리를 보내기도.
하지만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배려가 부족했다"며 실망감을 내비쳤지만, 실상 박군에게 처음 '입덕'하게 된 계기가 사라진 셈이기 때문이다.
박군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다. 그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짠 내 나는' 청년의 모습을 보이며 '챙겨주고 싶은 남동생' 이미지를 굳혔다. 이런 캐릭터는 그의 결혼 발표와 함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박군은 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받은 선물에 감동을 표한 바 있다. 그가 받은 선물에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품이 가득했다. 팬들은 힘들게 홀로 살아가는 청년 이미지로 다가온 박군을 세심하게 보살피며 뿌듯한 마음을 얻었을 터. 그의 곁을 지키는 한영이 나타나자 더는 할 일이 없어졌을 법하다.
팬덤이 외면한 가운데, 박군의 애정전선에는 문제가 없다. 예비 신부 한영은 SNS를 통해 박군과의 알콩달콩한 일상을 전하고 있다. 성추행 및 성희롱 등 유독 각종 구설로 마음고생을 앓았던 박군을 든든한 8살 연상 한영이 따뜻하게 감싸 안은 모습이다.
열애부터 결혼 발표까지 속전속결로 마친 박군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그는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기점으로 '짠한' 이미지는 벗고 '사랑꾼'으로 새롭게 도약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팬들을 위해 언제까지 '짠'하게만 살 순 없는 노릇. 그의 발전만큼은 박수받을 만하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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