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크레이지 러브’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 정수정이 ‘개차반’ 대표 김재욱을 급습하는 예상치 못한 미친 엔딩이 안방극장을 크레이지하게 달궜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 첫 회는 ‘우주 최강 일타 강사’, 고탑(GOTOP) 교육 대표 노고진(김재욱)의 화려한 첫 등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강 사인회에 몰린 수많은 인파를 유유히 뚫고 얼굴을 드러낸 고진의 인기는 여느 아이돌의 그것 못지 않았다.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현란한 카메라워크와 ‘크레이지’한 연출까지 더해져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미가 상승했다.

특히 김재욱과 정수정의 연기 변신은 기대를 확신으로 뒤바꿨다. 김재욱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냉정한 나르시시스트로 ‘나쁜 남자’의 멋짐을 폭발시키는가 하면,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오세기(하준) 앞에서는 사소한 일로도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인간적 면모로 웃음까지 유발했다. 그의 슈퍼을 비서 이신아 역의 정수정은 예민 보스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열심히 뛰어다니는 청춘을 대표해 안쓰러운 공감을 자아내더니,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 뒤에는 살벌한 반전으로 오싹함을 선사했다. 이처럼 두 배우는 극과 극을 오가는 완벽한 연기 스펙트럼으로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감케 했다. 첫 등장부터 어마무시한 인기를 입증한 고진은 “수학이 어렵니? 걱정하지마, 내가 있잖아!”라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아이큐 190의 천재이자, 수포자들에겐 ‘최고진’이라 불리는 신적인 존재. 하지만 고탑 교육 내에선 출근과 동시에 모든 직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까탈스럽고 예민한 ‘노차반’ 대표다. 또한,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고탑의 창립에 지대한 공을 세운 영어 강사 강민(이시언)에게도 가차 없이 계약해지 합의서를 내미는 ‘돈’ 지상주의자였다.

그가 명문대생을 상대로한 특강에서조차 “돈 벌려고 강사한다”고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지독히 어려웠던 과거 때문. 부모님은 돈이 없어 목숨을 끊었고, 할머니는 암치료를 못 받고 고통속에 죽어갔으며, 어린 고진은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지금은 경쟁사가 된 일품 에듀의 청소부로 일하던 중,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단숨에 푸는 걸 발견한 박양태(임원희) 대표에 의해 강사로 발탁됐다. 가난으로 비참하게 죽기 싫었던 그는 고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일타강사로 승승장구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어 고탑교육을 업계 최고로 만든 입지적 인물이 됐다.

그래서 3개월도 못 버틴다는 그의 비서직을 1년이나 버틴 ‘기적의 비서’가 있었으니, 바로 이신아다. 그녀는 신선한 애플 민트를 띄운 얼음 물과 쓰리샷 커피 등, 까탈스럽기가 이를 데 없는 고진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바쁜 아침을 맞았다. 그럼에도 실수로 들어간 샌드위치 양파 때문에 돈만 갉아먹는 기생충 취급을 당했다. 원형탈모, 대상포진, 만성두통, 소화불량을 달고 살며, 약을 한 웅큼씩 집어 삼켜야 하는 이유였다. 그렇게라도 버티고 있는 이유는 강사가 되고 싶다는 꿈 때문. 부대표 오세기로부터 1주년을 축하하는 꽃바구니와 함께 “강사 꿈 포기하지 말라. 티오가 나면 오디션 꼭 연락주겠다”는 독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그런 그녀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뇌종양 말기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 차갑게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녀가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고진이 휴가를 보내고 있던 별장이었다. 짙은 아이라이너에 붉은 립스틱, 그리고 머리까지 풀어헤친 복수의 화신 신아는 고진을 향해 장도리를 치켜드는 미친 엔딩으로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고진은 이미 살벌한 살인 메시지와 사진을 받았던 바. 무시무시한 죽음을 예고한 주인공이 신아일지 궁금증 역시 폭발한 순간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시청률 3.4%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크레이지 러브’ 2회는 8일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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