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부터 여배우의 남편까지, 정초부터 '공인'이라 불리는 이들의 음주운전 소식이 잇따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간 유명 연예인들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벼랑끝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봤다면 경각심을 가질만 한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공간 디자이너이자 배우 신다은의 남편인 임성빈은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임성빈은 "오전에 저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기사를 보고 실망하셨을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모든 것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성빈은 "당일 저는 경각심을 갖지 못한 채 잘못된 선택을 했고, 면허 정지를 처분 받았다. 명백한 저의 잘못이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라고 반성했다.아울러 임성빈은 "모든 책임과 비난 모두 달게 받겠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뉘우치고 반성하겠다"라며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임성빈은 지난 2일 오후 11시 10분 쯤 서울 강남 역삼동의 8차선 도로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다 신호를 위반한 오토바이에 차 측면을 들이받히는 사고를 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임성빈과 오토바이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실시, 임성빈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성빈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 돼 경찰조사를 받았다.
임성빈은 2016년 배우 신다은과 결혼했다. MBC '구해줘! 홈즈' '동상이몽2'에 동반 출연 하는 등 잉꼬부부의 면모를 보였다.
또한 지난해 12월 6일 신다은이 결혼 5년 여만에 임신 소식을 전해 많은 축하를 받았다. 임성빈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아빠가 된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가족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가족을 위해 노력하겠다더니 불과 두 달 만에 임신중인 아내에게 피해를 끼쳤다. 임성빈은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한 엄연한 공인이다. 가수, 배우가 아닌 그가 마음 먹고 방송 활동을 안 하면 그만일 지 모른다. 그러나 2007년에 데뷔한 15년차 연예인 신다은에게는 '음주운전 임성빈 아내' 꼬리표가 따라 다니게 된다.
지난달 29일에는 2018 미스코리아 선 서예진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다.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서예진은 전날 늦은 밤 서울 강남 모처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 자신의 벤츠 차량으로 가로수를 두 차례 들이받았다. 서예진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를 넘긴 0.108%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 언론사가 공개한 사고 영상이 화제가 됐다. 영상에서 서씨는 다친 곳이 없는지 묻는 경찰에 "XX 아프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찰관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니까, 선생님 1차 측정 거부하신 겁니다"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담겼다. 경찰은 서예진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하고 곧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전망이다.
서예진은 2018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善)으로 선발된 이후 KBS2 '생방송이 좋다' 리포터로 활약헸디. 그의 아버지는 강남 유명 피부과 병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월에는 프로농구 선수 천기범의 음주운전 사실도 전해졌다. 천기범은 음주운전을 한 뒤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인천 영종도의 한 도로에서 보행자들이 오가는 계단에 그랜저 승용차가 올라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차량 뒷자석에는 천기범이, 조수석에는 천 씨의 여자친구인 20대 여성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처음 경찰 조사에서 "대리기사가 운전을 했다" "여자친구가 운전했다"고 진술 했지만, 경찰은 주변 CCTV를 조사해 천기범이 직접 운전한 사실을 밝혀냈다. 천기범과 여자친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모두 면허정지 수준인 0.03% 이상이었다.
이 사건으로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이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임했다.
이처럼 '공인'의 무책임한 행동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에게까지 피해가 간다.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공인은 작은 행동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 번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 때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긴 이들의 음주운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씁쓸할 따름이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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