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그 해 우리는' 최웅 역 최우식 인터뷰
배우 최우식이 사계절을 담은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두부상 대표로 불리는 그는 자신만의 얼굴을 보여준 뒤 의미 있는 이별을 맞았다.
최우식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해 칸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전 세계 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기생충'에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얼굴 색깔이 많을 것 같아 혼신의 힘을 불태웠다. 스크린에서 활약하던 최우식이 '더 패키지' 이후 4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두부상인 자신의 얼굴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최우식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두부상의 대표라 다행인 것 같아요. 하하. 맛있게 조리를 해서 다양한 두부 요리를 보여줄 수 있겠끔 노력하고 있어요. 드라마든 영화든 가리지 않고요. 저를 두부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맞는 것 같아서 제 얼굴에 만족하고 이렇게 살려고 해요. 하하."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 '그 해 우리는'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5.3%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최우식은 "'그 해 우리는'은 5개월 정도 촬영을 했는데 정말 즐거운 촬영 현장이었어요. 재밌고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행복하게 잘 끝낸 것 같아요"라며 "여태까지 연기를 해오면서 제가 좋다고 느꼈던 현장들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편했거든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도 정말 많았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과정을 그려낸 드라마가 '그 해 우리는'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셔서 더 의미있는 이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
4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최우식은 "'그 해 우리는' 글이 정말 좋았어요. 작가님의 대본을 보고 안 할 수가 없었죠. 글만 봤을 때 놓치고 가는 장면이 정말 많을 만큼 다양한 재미 요소들을 시나리오에서 볼 수 있었어요. 또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작품이기도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최우식은 "'그 해 우리는' 최웅을 연기할 때 저만의 도전을 하려고 하는 게 있었어요. 저희 드라마가 워낙 잔잔하게 흘러가다 보니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여주자는 목표가 있었어요"며 "모든 신에서 최소한의 높낮이를 보여주고 최우식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여주려 했어요. 제 모습을 다 모아서 스스로 도전을 많이 했던 작품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도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 최우식이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다고. 그는 "부담감이 어마어마했어요. 첫 방송이 다가오면서 부담감이 심해지더라고요. 영화의 피드백과 드라마의 피드백은 정말 다른 것 같아요. 드라마 피드백은 실시간으로 계속 되고, 다양한 시선과 연령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담감이 어마무시 했던 것 같아요. 다미는 드라마에서도 잘 했잖아요? 다미가 잘하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었고, '그 해 우리는' 글도 좋았어요. 저만 잘하면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죠"라고 털어놨다.
극중 최우식은 최웅을 연기했다. 최웅은 자유로운 영혼의 건물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한 인물이다. 특히 최우식은 영화 '마녀'에 이어 김다미와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만큼 더욱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고 했다.
"다미와 두 번째 만남이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처음은 아니지만 '그 해 우리는'은 제가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한 장르의 드라마에요. 상대방 배우와 호흡이 중요한 극이기도 하고요. 다미는 이미 '마녀'에서 만났던 상대에요. 드라마에서 또 만나게 돼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설렘이 있었어요. '마녀'에서 보여준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느낌,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어요. 이건 아마 다미와 편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최우식은 "다미와는 '그 해 우리는' 전에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말 호흡이 좋았어요. 메이킹을 보시면 아실텐데 서로 많이 믿었어요. 어떠한 신에서는 어느 순간 다미가 아니라 국연수로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신기했어요. '다시 이런 배우랑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미는 정말 믿음이 가는 배우였어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 해 우리는'은 종영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이에 글로벌 시청자들도 '그 해 우리는' 앓이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방글라데시,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등에서는 '오늘의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글로벌 TV프로그램 비영어권 부문 전 세계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최우식은 넷플릭스의 아들로 봐도 무방하다. '옥자'를 시작으로 '기생충'이 공개됐고, 그가 출연한 다양한 작품들을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기 때문. 영화 '사냥의 시간' 공개 당시에는 넷플릭스가 최우식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우식은 "솔직히 팔로워 수가 많이 늘었어요. 인기는 팔로워 수로 실감해요. 시국이 시국인 만큼 피부로 와닿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경관의 피' 무대 인사 당시에 많은 분들이 '그 해 우리는'을 보고 계시다는 걸 느꼈어요. 저희는 드라마 처음 들어갈 때부터 정말 과정만 생각했거든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과정을 그려내는 게 목표였어요. 그건 성공했어요. 결과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정말 (운에) 맡기는 거에요.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최우식은 '기생충'과 '그 해 우리는'을 비교했을 때 성과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제 느낌에는 드라마 성과와 '기생충' 성과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영화가 잘 됐을 때도 그렇고, 드라마가 잘 됐을 때도 그렇고 초반에는 믿기지 않았거든요. '우리가 잘 되고 있구나'라는 걸 못 느끼고 있었어요. 사실 지금도 못 느끼고 있어요"라고 털어놨다.
또한 최우식은 "드라마가 잘 되니까 주변에서 캐릭터에 많이 이입해서 보는 것 같아서 더 신기해요. '기생충'이 잘 됐을 때는 '최우식'을 더 생각했다면, 지금은 '최우식' 보다 '최웅'으로 저를 봐주시는 것 같거든요. 이게 제일 신기해요. 사실 드라마로 이런 반응을 느껴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신기해요"라며 웃었다.
최우식과 절친이자 우가팸 일원인 방탄소년단 뷔가 '그 해 우리는' OST 첫 주자로 나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최우식은 "뷔의 OST 참여가 제게 많은 힘이 됐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작품에 함께 한 게 다행이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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